지난 17일 새벽, 현대중사내하청노조 조합원 3명은 공장 정문 앞 크레인을 점거했다. 이들은 집크레인을 타고 올라온 현대중공업 경비들에게 폭행을 당하며 끌려 내려와 응급처치를 받고 동부경찰서로 이송됐는데 그 중 1명 구속, 2명은 불구속 석방됐다. 특히 부상정도가 심했던 김동혁(28)씨가 19일 오전 경찰서를 나와 울산대병원 영안실로 왔다.

- 경비들의 가혹행위가 심했다고 들었다
= 크레인을 타고 올라온 경비를 수적으로 막을 수가 없었다. 저항하다가 뒤로 넘어졌더니 그때부터 10여명이 달려들어 옷을 벗기고 손발을 묶고 머리띠로 재갈을 물렸다. 그러고는 둘러싸서 짓밟았다.
크레인 틈으로 낀 발목을 계속 눌러대기도 했다. 그리고는 다시 내려 보낼 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옷도 입히고 신발도 신기더라.

- 어떤 생각으로 크레인에 올랐나.
= 10년간 무쟁의를 선언하고 노동조합이 말살된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죽어간 열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 현대중공업은 죽음 앞에서도 한 마디 말이 없고 정규직노조는 오히려 자본의 편에 있다. 그 현실은 언젠가는 꼭 바꾸어야 한다.

- 좀 전에 부모님이 다녀가셨다고 들었다.
= 같이 집으로 가자고 울음을 보이셨다. ‘왜 이런 일에 니가 희생해야 하냐’고 억울해 하셨다. 자식노릇 못하는 마음 죄송하지만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얼마나 중요하고 정당한지 설득했고 다시 집에 돌아가셨다.

울산=김경란 기자 eggs95@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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