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제 석유가격이 배럴당 35달러선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세계경제가 ‘고유가’라는 강펀치를 맞아 휘청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시대가 지속될 경우 연착륙을 시도중인 미국경제와 회복기로 접어든 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이것이 세계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 등 아시아 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석유수입의존도가 높아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70년대 오일쇼크때 경험했던 고인플레이션과 고실업 등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을 다시맞을 가능성까지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유가 충격파는 아시아 외환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필리핀 페소화는 달러당 45페소 수준으로 하락, 사상 최저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태국의 바트화도 국내유가의 대폭 인상설에 영향받아 급락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경제도 최근들어 국제 유가 상승으로 경제후퇴까지는 아니지만, 서서히 성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 미국의 성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관련 주식은 2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식시장도 국제유가 상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럽경제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2년째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고유가 때문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경우 평균 3.6% 정도의 고성장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이 고유가라는데 이견이 별로 없다. 물가압박에 시달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잇따라 금리를 올리면서 벌써부터 유럽에는 경기둔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가 상승은 유로화 약세를 더욱 부추겨 달러화 등 외화의 유출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유가가 세계경제 침체에 결정적 요인으로는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경제가 고유가의 장기화라는 한가지 요인 때문에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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