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자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 칠레 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한 농민 3,000여명과 경찰이 대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전부터 국회 앞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중단”을 요구하며 농민대회를 진행하던 전국농민연대 소속 농민들은 오후 본회의에서 비준안 통과 소식을 전해 듣자 국회 진출을 시도, 물대포를 쏘며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각 당의 의원 총회 등의 이유로 연기, 오후 3시께 기명투표를 시작해 재적의원 271명 중 234명이 표결, 찬성 162명, 반대 71명, 기권 1명으로 FTA 비준안을 가결했다.

농민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국가전체의 이익이 없는 협정, 체결되면 농업의 붕괴가 불 보듯 뻔한 협정에 변변한 대책 하나 없이 농민만의 희생을 강요하며 밀어붙이는 현 정부에 맞서 끝까지 한-칠레 FTA를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농민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FTA 비준안이 통과될 경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를 비롯한 비준안을 찬성한 국회의원은 모두 낙선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농민연대 결의대회에 연행됐다 3일 만에 풀려난 철원 농민연대 유영창씨(42)는 “FTA비준 철회와 구속농민 12명 석방”을 요구하며 전경버스 앞에서 부인과 자녀 3명을 데리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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