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노동계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일은 3일 있었던 민주노총 이,취임식이었습니다. 민주노총으로서는 처음 진행된 위원장 이,취임식이었던 데다가 민주노총의 ‘수장’이 공식적으로 단병호 위원장에서 이수호 위원장으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죠.

- 이,취임식에서 나온 여러 가지 말들이 회자되고 있던데요.
- 먼저 ‘의자’ 얘기가 있습니다. 취임사를 하러 나온 이수호 위원장이 꺼낸 말인데요. 단상에 마련된 많은 의자들 가운데 단 위원장과 자신의 것만 유독 커서 ‘어르신’들도 있는데 앉아도 되나 처음에 고민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 의자가 영광의 자리가 아닌 더 무거운 책임의 자리이고, 조합원들의 요구와 결정에 따라 그 짐을 지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앉았다는 겁니다.
-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의 재치 있는 말도 사람들을 즐겁게 했는데요. 축사에 나선 1기 위원장 권 대표는 이날 참석한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2기 위원장)을 돌아보며 “이갑용 위원장도 저 하고 이,취임식 하지 않았죠? 이 자리에서 같이 하면 안 됩니까?"라고 말해 한 바탕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 이날 축사를 하러 온 진보 댄스그룹 ZEN이 이석행 신임 사무총장을 가리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한 것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총장이 ZEN보다 적어도 20살이나 더 많은 점을 감안할 때 다소 ‘외람’된 표현이기도 했지만 시그네틱스 등 투쟁 현장에서 쌓아온 돈독한 관계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참석자들은 상당히 부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민주노총 ‘입’ 바뀌다

- 민주노총에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고 여러 가지 변한 것이 있는데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민주노총의 ‘입’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손낙구 전 교선실장은 지난 99년부터 5년 동안 민주노총의 대변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에 다른 보직을 맡게 될 손 실장이 지난 5일 기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냈는데요.
- ‘지난 5년 동안 보내주신 분에 넘치는 사랑과 배려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편지입니다. 내용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 동안 손 실장이 작성했던 성명서, 보도자료가 무려 2,769개나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엄청난 숫자인데요. 그 만큼, 노동계에 일이 많았다는 거겠죠.
- 매일노동뉴스 기자들도 한 마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손낙구 실장님 그 동안 수고 많이 하셨구요, 새로운 이수봉 실장님의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이수호 위원장과 권기홍 장관 만나다

- 지난 5일 저녁 권기홍 장관과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 임원진들이 함께 만났습니다.
- 이수호 위원장의 당선은 정부에게도 많은 기대를 주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 이번 만남에서 이 위원장과 권 장관은 “서로 자주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특히 권 장관이 “현안 해결을 위해 만나기보다 정책협의를 자주 해나가자”고 말해 지난해부터 노동부가 양대 노총 실무진과 진행하고 있는 정책협의회 활성화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 이날 권 장관의 총선출마도 거론됐는데요. 이석행 총장이 장관 보좌관에게 “실업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고 이에 대해 권 장관은 “민주노총 때문에 (내가) 쫓겨날 판인데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된다”는 농담으로 받아쳤다고 합니다.
- 정부와 첫 만남이지만 이수호 위원장은 현안문제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위원장은 “사면복권이나 손배,가압류 등이 법제도 문제일 수 있으나 부당노동행위 사업장 문제는 노동부 의지로 해결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획에 정리하고 넘어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민당 강화, 한국노총 직원노조도 나서

- 한국노총의 ‘사민당 강화’ 바람은 직원노조에게도 불고 있습니다.
- 한국노총 직원노조(위원장 강훈중)는 6일부터 무박 2일로 ‘사민당 강화와 4.15 총선승리를 위한 태백산 등반대회 및 대국민 선전전’을 진행했습니다. 6일 오후에는 청량리역에서 사민당을 알리는 선전전을 하고 7일에는 태백역 등지에서 강원도 도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 특히 태백산에 올라 ‘비정규직 차별철폐, 취약계층노동자 권리신장, 4.15총선 사민당 후보 원내진출’ 등의 내용을 담아 ‘산신제’까지 지냈다고 하니, 그 정성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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