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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예술장르로 당당히 서다
연극계에서 겨울은 뮤지컬의 황금기라 부른다. 주된 관객들인 대학생들에겐 긴 방학이 있고 직장인들에겐 연휴가 있고, 연인들에겐 따스한 장소가 필요한 시기라 그런 것 같다.

뮤지컬 한 편을 제작하기 위해선 많은 인력과 제작비가 들어간다. 이 말은 뮤지컬 제작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겨울이면 공연장이 모여 있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많은 장소에서 뮤지컬 공연이 올려진다. 제작비도 많이 들고 뮤지컬 전문배우도 부족한 우리의 현실에서 이처럼 뮤지컬이 끊임없이, 많이 공연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반 연극이나 영화에 비해 월등히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왜 사람들은 뮤지컬을 보는 것일까? 뮤지컬에 대해 알아보자.

공연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기-뮤지컬의 역사
우리는 흔히 노래, 춤, 연기가 어우러지는 공연 양식을 ‘Musical’이라 부른다.
조금 더 자세히 Musical의 정의를 살펴보면 Operetta(가볍고 작은 Opera)의 방식을 도입한 대사 위주의 드라마와 연극적인 노래와 음악 그리고 연극적 의미를 지닌 춤을 첨가한 것이 Musical이라 할 수 있다.
원래 Musical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대중연극의 한 분야를 차지하는 Musical Comedy, Musical Play 등의 약칭으로 불려지다가 통용된 말이다.

뮤지컬은 1728년 영국에서 존 게이의 발라드 오페라인 '거지 오페라 The Beggar's Opera' 에서 출발했다. 이 작품은 범죄 집단의 탐욕과 배신을 정치적인 풍자와 함께 섞었고 다양한 음악들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만든 작품이었다.
하지만 뮤지컬의 본격적인 효시라 말할 수 있는 작품은 작곡가 길버트와 작가 설리번의 공동작품인 '마법사'를 공연하기 시작한 1877년부터 라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뮤지컬은 미국으로 건너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뮤지컬에 춤이 삽입되고(애초부터 뮤지컬에 춤이 포함된 것은 아니었다) 스피드가 더해지면서 일반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고 많은 전문인들을 작품으로 끌어들였다.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뮤지컬은 경제력의 뒷받침을 받아 더욱 거대하고 세련되어졌고,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로저스 햄머스타인의 ‘사운드 오브 뮤직’은 인간애를 다룬 문학적인 주제와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악으로 관객들이 극중의 노래들을 따라 부르게 만들었다.

그 동안 뮤지컬의 음악이 단순히 극 속에 머무는 것이었다면 이 작품을 시작으로 뮤지컬의 노래들이 대중에게 파고들기 시작하였고, 시대와 현실 그리고 삶의 이상을 노래하게 만든 것이다.
20세기 중반, 현대 뮤지컬의 형식을 갖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아가씨와 건달들 (1950)’, ‘왕과 나(1951)’, ‘피터 팬(1954)’, ‘마이 페어 레이디(1956)’, ‘시카고(1957)’,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57)’ 등이 있다.

1960, 70년대는 뮤지컬의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다 준 시기였다. 이때는 시대적인 상황이 반영되어 뮤지컬의 낙천적인 면이 사라지고 사회적 문제들이 사실적으로 반영된 진지한 작품들이 나오게 되었다.
또한 즐거움 보다는 문학성과 예술성이 높은 작품을 선호한 결과 호소력이 강한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1965)’, ‘헤어(1967)’, ‘코러스 라인(1975)' 등이 그것이다.

1980년대는 뮤지컬의 개념이 바뀌게 된다. 대중들에게 하나의 독특한 장르로써 인정을 받으면서 대형화, 상업화하는데 성공하는 등 뮤지컬이 하나의 산업으로 우뚝 서게 된다.
지금 우리가 ‘문화는 산업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로 뮤지컬의 상업성은 너무도 대단하다. 뉴욕을 찾는 관광객은 브로드웨이가 있기에 방문하는 것이고 브로드웨이는 뮤지컬 공연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뮤지컬은 미국과 영국의 전유물이라는 데서 벗어나 세계인이 좋아하는 공연물로 자리를 잡게 됐는데 이러한 변화에는 영국의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에비타 (1978)’, ‘캐츠(1981)’, ‘오페라의 유령(1981)’, ‘레미제라블(1980)’ 등을 작곡은 물론 제작까지 참여하였고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뮤지컬을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태어나게 하였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뮤지컬은 주제면에서나 형식면에서나 보다 종합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으며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연중무휴로 공연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제 뮤지컬은 드라마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로맨틱하고 아름다우며 듣기 쉬운 선율, 유머러스한 리듬감, 화려한 춤동작의 어우러짐을 통해 하나의 예술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일반적인 연극의 틀 속에 음악과 춤이 적당히 혼합된 초기의 형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완벽한 장르로 위상이 정립된 것이다.
2004년 뮤지컬의 계절 겨울이 가기 전, 한 편의 뮤지컬 관람은 이 겨울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그렇지만 지갑이 가벼운 노동자들이 부담 없이 뮤지컬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관람비가 저렴한 소규모 공연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김신기 세종문화회관노조 서울시극단지부장
poetwolf@hanmail.net

김신기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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