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임금을 받아내려 했던 부천 대풍시장 재건축 현장 농성은 사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강추위 속 5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하루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장정식(41·중국 흑룡강성)씨의 말을 들어봤다.

-어떻게 타워크레인에 올라갈 결심을 하게 됐나?
= 너무나 화가 나서 그랬다.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근무했지만 족히 500만원은 넘는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그 후 일도 못하고 있다가 벌어놓은 것 다 쓰고, 빚내서 썼다. 몇 달 사이 빚이 200만원이 넘는다. 농성에 참여하고 보니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더라. 억울해서 우리의 처지를 알리고 싶었다.

- 설 연휴에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견디기 어려웠을 텐데.
= 두꺼운 담요하나 들고 가서 둘둘 말고 있었다. 추운 데 잘 적응하는 편이라 하루 정도 견디는 데는 힘들지 않았다.

- 농성을 마친 소감은.
= 돈 벌려고 여기저기 건설현장을 떠돌았다. 리비아에 있을 때도 3,000여명이 근무하던 건설현장에서 파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배식되던 음식이 형편없어서 싸웠는데 파업 후에 시정됐다. 이렇게라도 직접 나서야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김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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