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지난 15일 비정규직지부를 출범시키고 비정규직 조직화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저녁 50여명의 은행권 비정규직들은 금융노조 3층 회의실에서 발기인대회를 갖고 ‘금융노조 비정규직 지부’를 설립했다.
또한 초대위원장으로 엄문정씨(경남은행 계약직), 부위원장으로 이승민씨(금융노조 채용직), 회계감사에 민수진씨(기업은행 계약직)를 각각 선출했다.



이날 통과된 운영규정에 따르면 비정규직 지부 조직대상은 금융업, 관련 서비스업 등의 비정규직들이며 이와 함께 △조합활동 관련 해고자 △조합 및 지부 임용자 △정리해고자 △실업상태에 있는 구직자들도 지부에 가입할 수 있다.

엄문정 초대 지부위원장은 “계약직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조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설립 발기인대회에 이어 열린 창립보고대회에서 금융노조 이용득 위원장은 “비정규직 지부가 4만여 비정규직들의 ‘단결의 구심’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비정규직 조직화사업에 금융노조 운동의 사활이 걸린 만큼 어떠한 경우에도 비정규직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정규직 조합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노조가 본조차원에서 직접 비정규직 지부를 설립함으로써 이후 다른 업종의 비정규직 조직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정규직들의 반발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준비가 갖춰지기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라며 “일단 첫발을 내딛은 자체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앞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산적해 있는 현실적 문제들도 비정규직 지부가 직접 부딪혀 가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정규직 지부 위원장도 “조직상황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비정규직 지부가 커 나갈수록 정규직들의 반발도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정규직과 보조를 맞춰가면서 격차를 줄여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금융노조 산하 사업장의 비정규직들은 4만여명으로 전체 직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임금수준은 평균 월급 122만원으로 정규직(295만원)의 41%에 불과하며 4대보험 가입률이나 기업복지 수준 등에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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