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세계화는 가능하다”는 모토로 자본 중심의 세계화에 반대해 왔던 전 세계 사회운동 세력들이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인도 중서부에 위치한 인도 최대도시 뭄바이에 모여 제4차 세계사회포럼(WSF)을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반세계화 운동가 7만5천여명과 2만4천여개의 비정부 기구들이 참여해 지난해 9월 칸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무산 이후 반세계화 운동의 진로와 전략을 모색하게 된다.

주최 측은 “칸쿤 회의의 실패는 세계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생각이 잘못됐음을 분명히 확인시켜준 사례”라며 “지난해 9월 칸쿤 회의 결렬이 반세계화 운동에 견인차가 됐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이번 4차 대회는 그동안 개최지였던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로를 벗어나 세계화의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아시아로 장소를 옮김으로써 반세계화 운동의 확산과 조직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3/2가 모여 있는데다 선진국의 자본진출로 인한 노동착취와 소득불평등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지난 3회 대회에서 반세계 운동을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사회운동이 활발한 인도를 4차 대회 개최지로 결정했다.

“비판을 넘어 대안마련으로”
이번 대회는 평화에서부터 평등까지 다양한 주제를 망라하고 있으며 세계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행사장을 중심으로 도시 전체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주최 측은 주요 주제와 소주제로 또한 △군사주의, 전쟁과 평화 △미디어, 정보, 지식과 문화 △민주주의, 생태적ㆍ경제적 안보 △지속가능한 민주적 발전 △노동의 세계와 생산ㆍ사회적 재생산에서의 노동 △공공부문(식량, 보건, 교육)과 사회보장 △소외, 차별, 존엄성, 권리와 평등 △카스트, 인종과 기타 출신ㆍ노동에 의한 배제 △종교, 문화 및 정체성 △가부장제, 젠더와 섹슈얼리티 등을 선정했다.

또한 이들 주제를 토론하기 위해 나흘 동안 오전과 저녁, 주최 측이 개최하는 총회와 공개미팅이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게 되며 4,000여명 단위의 원탁회의와 패널토론, 200여개의 세미나와 워크숍에서 각 주제별로 세계화에 대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들 토론에는 또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미국의 정치평론가 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 시린 에바디 등도 참석할 예정이며 매일 오후에는 세계화 피해사례에 대한 각국 민중들의 ‘증언’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문화행사로는 전 세계에서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해 대기업과 정부 주도의 부당한 세계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표현하는 작품을 발표하게 되며 그림 및 사진 전시, 음악, 연극, 춤 공연 등이 포럼 기간 동안 도시전역에서 개최된다.
또한 포럼기간 동안에는 15세에서 35세의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청년포럼과 반세계화에 동의하는 각국 의원들로 구성되는 의원포럼이 별로로 열리게 된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에는 한국에서도 양대 노총과 반세계화 네트워크 조직인 ‘아래로부터 세계화’ 등을 중심으로 3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부장은 “이번 포럼은 비판을 넘어서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이자 전 세계 반세계화 세력을 결집하는 공간으로서 세계사회포럼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노동계는 그 속에서의 노동운동의 역할 및 사회세력과의 연대 문제를 주요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사회포럼은 지난 1971년부터 스위스의 스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최되기 시작해 세계화에 주요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하기 위해 2001년부터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로에서 시작됐다.
또한 회를 거듭하면서 참가자와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자본 중심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사회세력들의 중심축으로 발전해 왔다.
특히 개최장소로 선정됐던 브라질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들 중에 하나이자 이에 대항하는 사회세력과 정치세력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었으며 세계사회포럼의 성공적 개최가 좌파정권 출범에서도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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