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노동자 100명 가운데 2명만이 노조에 가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이 지난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784만명 가운데 19만명만이 노조에 가입, 노조 가입률이 2.4%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비정규직노동자의 노조가입률이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실시하면서 임금노동자 노조가입 유무 등의 질문을 처음으로 첨가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파견근로가 9만8,000명 가운데 6,000명이 노조에 가입해 노조 가입률이 6.1%로 가장 높았으며 특수고용형태 5.2%(60만1,000명 중 3만1,000명), 용역근로 1.2%(34만6,000명 중 4,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이에 따라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사회보장 등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뿐만 아니라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한편 정규직은 631만 중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가 143만으로 22.7%의 가입률을 보였다.

* 노조조직률 11.4%, 단체협약 적용률 20%
또한 이번 통계청 조사를 바탕으로 분석된 올 8월 현재 전체 임금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은 11.4%였다. 이는 노동부가 지난해 ‘2001년 전국 노조 조직현황’에서 12%로 발표한 것과 거의 비슷하다. 노동부는 개별 노조의 주요 소재지 관할 행정관청에서 배포, 취합한 노동단체 카드를 기초로 노조 가입률을 조사하는데 비해 통계청 ‘경활’ 자료는 개별 임금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등 그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개별 임금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노조가입률이 분석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경활’ 자료를 놓고 김유선 부소장과 또 다른 관점에서 분석한 한국노동연구원 김정우 연구위원은 전체 임금노동자 노조 가입률이 11.4%였지만 노조가 있는 사업체에서 일하는 임금노동자의 비율은 22.1%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결과는 사업장에 노조가 있지만 규약, 법률상 가입대상에서 배제되거나 가입을 하지 않는 임금노동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정우 연구위원은 “전체 임금노동자 노조 조직률은 11.4%이지만 실질적으로 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은 약 20%를 상회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 노동단체도 12%가 아닌 임금근로자 약 20%의 대표라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성별 노조가입률은 남성이 15%, 여성이 6.4%로 남성이 여성의 두 배 가량 가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연령별로는 30~39세 14.5%, 40~49세 13.4%로 가입률이 높은 반면, 50대, 20대는 각각 10%, 9.2%로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한편 이번 통계청 분석과 관련,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부소장은 “노동부 자료(12%)와 경활조사 결과(11.4%)만 놓고 봤을 때 큰 차이는 없지만 비정규직, 정규직 실태 등 세부적으로 정책적 판단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정확성과 함께 8월 자료를 10월에 사용할 수 있는 등 신속성도 뛰어나, 앞으로 지속적인 분석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는 3만여 가구를 상대로 진행된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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