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일 서울대병원이 간병인 무료소개소 폐지로 발생한 노사갈등은 환자간병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로 이어지면서 병원과 정부의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간병업무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간병인들이 병원 소속의 정규직으로 채용되거나 무료취업소개소 활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간병인의 정규직화=지난 14일 ‘서울대병원 간병인 문제해결 및 공공병원으로서 제자리 찾기를 위한 공대위’ 주최로 ‘간병제도의 사회적 책임확보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보건의료단체연합 이중규 정책위원은 “간병업무를 병원이 아닌 환자들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병원이 적정한 수의 간병 인력을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각급 의료기관들의 적정 간호인력 확보와 함께 간병인들을 의료서비스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위원은 간병인들의 정규직화와 함께 과도기 조치로 국공립병원 등에 무료소개소 운영을 의무화해 간병인 관리 및 교육, 병원책임 소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자로 참석한 건강세상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간병인들에 대한 직업소개를 무료로 하는 무료소개소 보다 간병 자체를 무료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간병인들을 정규직화시키고 정부는 수급자(환자)들에게 부분적이라도 무료간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무료취업소개소 활용=간병인들이 노동자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근기법이나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비공식 경제’에 포함돼 있고 △유료취업 알선센터(유료 소개소)를 통해 중간착취가 심하다는 점을 감안, 노동조합 등의 무료취업알선소개소 활용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양희 서울여성노조 상담센터장은 “간병인을 국가와 병원이 의무적으로 고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우선 간병인들에게 노동법을 적용하고 노조가 알선 및 공급사업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조진원 소장은 “지금 시기에 간병인들의 노동자성을 논의할 경우 서울대병원의 경우처럼 사용자들이 책임성을 회피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간병업무 및 노동자성이 공식화 돼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무료취업소개소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보건복지부측은 관계자 참가대신 보건복지부 검토안을 보내 왔다. 보건복지부측은 장기요양보호노인의 간병 지원을 위한 인력 수급 및 관리운영체계구축 등에 대해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제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단기적으로는 법정 간호인력 확보 유도 등을 제시했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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