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2일로 집무 100일을 맞았다. 지난 5월26일 선거 당시 2차투표에서 이광남 후보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둘 당시 이 위원장에게 당시 많은 한국노총 관계자들이 기대와 함께 걱정을 표했다. 노총개혁의 요구가 이 위원장을 당선시킨 원동력이라고 파악할 때 과연 일년반짜리 임기를 넘겨받은 '젊은' 위원장이 다양한 조직간의 성향을 조정하면서 개혁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100일이 지난 지금, 많은 관계자들은 조직이 성공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혁 및 하반기 제도개선 투쟁에서 좀 더 과감한 추진력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선거후유증 조기수습, 금융총파업 대응 '합격점'

일단 조직안정능력 및 정치력과 관련, 많은 관계자들이 합격점을 주고 있다. 한 마디로 선거후유증의 조기 차단과 금융총파업 등 대규모 분쟁 상황에서 총연맹에 걸맞는 정치력을 보여주었다는 얘기다. 자동차노련의 한 관계자는 "당선 직후 국제운수노련 한국지부(KTF) 소속 조직과의 화합을 위해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KTF도 조직화합에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금융총파업과 이용득 위원장의 석방 등에서 보여준 정치력은 평가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인사문제와 관련, 개혁보다는 조직안배에 치중했다는 비난여론이 일부 산별연맹에서 제기되고 잇기도 하다. 이 위원장의 지지 계층으로 분석되는 조직의 일부 관계자들은 인사문제와 관련, 조직안배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 '한국노총 개혁특위' 구성에 관심

본지가 이미 보도했듯이 이남순 위원장은 최근 개혁특별위원회의 구성을 지시했다. 이는 100일을 넘긴 이남순호(號)가 어느 쪽으로 항로를 잡고 있는 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직안정에 대한 자신감과 개혁사업에 대한 초조함이 뒤섞인 결과로 해석되고 있는 이 특위는 향후 그 위상이 어느 수준에 위치지워지느냐에 일차적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혁사업의 적극적인 추진과 함께 하반기 제도개선투쟁에서 방대한 산별연맹을 어떻게 이끌어낼 지도 관심이다. 이 대목에서 이 위원장의 카리스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부문 및 금융 구조조정 등 산별 및 업종에 따라 이해관계를 달리 하게 될 이번 하반기 투쟁에서 각 산별연맹이 산별연맹의 주장을 주요하게 제기하거나, 한국노총 본부 의존적인 경향을 보일 소지가 높기 때문에 진정한 지도력은 이 때 발휘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 조직화합 성과 투쟁력으로 연결돼야

이제 백일이 지난 시점에서 산적한 노동현안에 대해 모종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리라는 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100일의 성과랄 수 있는 조직화합을 광범위한 투쟁력으로 '요리'해 내는 노련함과 추진력을 한결같이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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