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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연대성 제고를 위하여
김상호 본지 논설위원
경상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josephsangho@korea.com


올 11월을 전후하여 여론매체에서는 노사관계를 연일 주된 이슈로 다루고 있다. 분명히 과거 2~3년 전보다는 노사문제가 더욱 중요한 사안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도 적지 않게 발견되었던 위법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 및 가처분신청이 최근에 그 본래의 제도취지에서 벗어나 남용되고 있다고 인식되기에 이르렀는데, 노동부,법무부,행정자치부 장관들이 공동으로 개선방안을 내놓는 것을 보면 사회적으로 노동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대한 진단결과로는 투쟁적이고 불안정하다는 평가이고(10월 28일 노사정위,ILO 주최, “한국의 단체교섭구조와 사회적 대화”에서의 토론내용 참고), 무엇보다도 일반 국민들로부터 노동조합의 파업, 시위 등 단체행동이 긍정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는 노동조합의 요구와 행동이 언제나 국민적 공감이나 명분을 얻지는 못한 데 있다고 생각된다.

연대와 나눔의 정신

즉, 노동조합의 투쟁목표가 주로 근로자의 집단적 이익확대로만 겨냥되어 있는 경우 국민들이 지지하기 힘들고 오히려 사용자 쪽의 방어논리와 대항권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며, 그 결과 노동조합의 요구는 정당하다 하더라도 공염불로 돌아가기 쉬운 것이다.

그러나 만일에 노동조합이, 1997년 이후 몇 년간의 IMF 체제에서처럼, 연대와 나눔의 정신에서 제도적 보장과 개선을 요구한다면 그 요구는 국민적 지지를 보다 넓게 확보하고 법제도로 확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내년도에 시행되는 주5일제,40시간제가 단지 기존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서는 중소기업이 주40시간 단축에 이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정부가 고용지원금을 지급한다.

이처럼 노동조합에서 다년간의 노력으로 쟁취한 근로시간 단축에 실업자를 위한 고용창출의 의미가 추가되게 되면, 근로시간 단축은 대국민적 명분과 다수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정책적으로 비정규근로자에 대한 차별철폐 및 고용불안의 해소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바, 연대와 나눔의 정신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운동하고 있는 또 다른 예라고 본다.

청년실업자에 희망 주는 노동조합

하지만 여전히 노동조합에서는 변화하고 노력하여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심각해진 청년실업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노동조합은 청년실업자들이 단체를 구성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관련되는 것은 먼저 실업자의 초기업단위노조 가입 보장이라는 제도적 과제가 있을 것이고 실제로 현장의 노동조합에서는 실업자들이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단위 노동조합이 기업별체제에서 산별체제로 전환하고 산별교섭을 시도하는 것은 다행스럽고 바람직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역시 산별체제가 다만 교섭력 강화와 기존 조합원의 이익보호에만 방향 지워진다면 진정한 성과는 가져오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반대로 교섭분권화와 기업별교섭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산별체제로 전환하고 연대성 차원에서 중소영세기업의 근로조건을 향상시킨다든지, 비정규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근절시키도록 노력한다든지, 실업자의 일자리를 위해 노력한다든지 하면 그런 노동조합의 운동과 노력은 국민적 지지를 얻어 성공할 것으로 본다.

최근 금융산업노조에서 비정규근로자에 대해 실태파악을 하는 등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게 보인다.
나아가 노동조합이 실업자들도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조법상의 변화를 이끌고 스스로도 이들이 노조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는 등 양보와 노력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노동조합운동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된다.

김상호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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