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 5일자 조중동의 ‘대구CC노조 자진 해산’ 대서특필을 보니 최근 언론계의 노동 관련 보도를 둘러싼 ‘자성’이나 ‘보도준칙’ 마련, 기자회견 등은 말짱 헛일이었다.

지난 4일 민간서비스연맹 소속 대구CC노조(위원장 황진우?조합원 33명)가 조합원 총회를 열어 노조 해산 절차를 밟은 것과 관련한 조중동의 언급을 보자.

“그동안 부당노동행위는 전혀 없었고 이번 노조 자진 해산 과정에도 사측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조선), “노조원 사이에서 ‘굳이 노조가 필요하나’는 공감대가 형성돼 스스로 해산한 것”(동아), ‘노조원 스스로 노조를 해체하기는 매우 이례적’(중앙).

특히 동아는 “두 노조의 ‘반란’”, 중앙은 “기아차 ‘민노총 파업 불참’” 이라는 제목을 뽑으면서 기아자동차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 부결 건까지 나란히 실어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을 겨냥, ‘억지로 만들어낸’ 기사로 초치기 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그나마 연합뉴스가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관계자의 입을 빌어 노조의 입장을 반영했을 뿐이다.

그리하여 전국여성노조 88CC분회, 남여주GC노조 등 여러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지난한 고용안정과 노동자성 인정 투쟁에는 무심했던 언론이 ‘노조활동에 어려움들이 많은 자그마한 노조의 해산’을 마치 대규모 정규직노조가 ‘노조 없어도 잘 살고 있어서 아예 없애버렸다’는 투로 입을 모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 4일 언론노조를 위시한 8개 언론단체가 그동안의 반 노동자적 보도관행을 자성하고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이은 이번 보도는 대규모 집회를 3주째 이어가고 있는 노동계와 아예 작정하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보수언론의 대응으로 읽힌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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