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노동자 자살과 관련, 미디어오늘 홈페이지(www.mediatoday.co.kr)에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윤효원 편집실장과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가 사이버 논쟁을 벌여 화제다.

논쟁의 시작은 조선일보 10월25일자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문갑식 기자의 ‘두 노조 간부의 죽음이 불러온 것’이란 제목의 칼럼이다.

윤효원 편집실장은 노동사회 11월호에서 ‘배달호, 김주익, 조선일보 문갑식’이란 제목으로 이를 정면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디어오늘 홈페이지에 문갑식 기자의 반론과 윤효원 실장의 재반론이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이 공방은 문 기자가 최근 현대차노조로부터 ‘왜곡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문 기자는 첫 번째 칼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노동정책을 뒤흔드는 것은 야당 반대도, 언론의 왜곡보도도 아닌 두 노조간부의 죽음이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대통령은 노동계에 성의 있게 대화하고 불합리한 법제도를 선진적으로 바꾸면 한국의 노사관계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김 위원장이 정부가 이미 노조에 대한 무차별적 가압류, 손배 금지 원칙을 발표했는데 자살을 택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끝맺고 있다.

윤 실장은 “문 기자가 정확하게 짚었듯이 한국의 노사관계는 정상화되지 않았고, “두 노조 간부”는 자살을 했다. 다시 말해, 문 기자가 짚었던 일들이 이뤄졌는데도 두 노조 간부가 자살을 한 게 아니라, 그렇지 않아 자살했던 것이다”고 반박했다. 윤 실장은 또 “망자가 가는 마지막 길까지 냉소와 조롱투로 일관하는 조선일보와 문 기자의 대단한 활약은 (중략) 한국노동운동사의 한 페이지에 정확히 기록될 것이다”고 썼다.

문 기자는 반론글(11월3일)에서 “독해력 부족의 과장과 조롱”이라며 발끈했다. 자신은 대통령이 노동계에 대한 정책 뿐 아니라 사용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과 가압류, 손배 금지 원칙 발표 후 그 진행상황을 챙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윤 실장은 같은 날에 게재된 재반론에서 “말꼬리 잡지 말고, 자기견해 밝혀라”고 대응하며, “본심을 숨기고 말을 빙빙 돌리는 사람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해력”보다 독심술 공부부터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드는 건 왜일까”라고 반문했다.

윤 실장은 5일 “노무현 정부를 ‘친 노동’이라고 주장하던 조선일보가 노동자 분신국면이 ‘반 노동정책’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얘기를 하면 타격을 입으니까, 입장을 슬쩍 돌려보려고 쓴 칼럼 같다”고 해석했다.

송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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