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번달 중으로 예상됐던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안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운송노조, 88CC노조, 학습지산업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 전북일반노조 등이 정부에 ‘노사관계개혁방안’을 폐기하고 실질적인 비정규직보호입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며 20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국회 앞에서 천막을 치는 비정규직노조들

비정규직노조들은 천막농성에 20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노동자들이 눈물을 닦아주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이 근기법 개악, 파견업종 전면 확대 검토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에서 피눈물을 뽑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능교육교사노조 정종태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비정규노동자 보호입법을 마련한 후에야 재신임 여부를 물을 자격이 있다”며 “정부안이 또 한번 비정규노동자들을 기만하는 내용으로 채워진다면 77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노조들은 이와 함께 비정규사업장 현안문제 해결도 함께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88CC노조는 회사가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지난 15일부터 5일째 직장폐쇄에 들어간 상태이며,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조는 18명의 노조지도부가 9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이 원청인 현대자동차로부터 청구된 상태다.

또 방송사비정규직노조 KBS지부는 파견노동자고용안정을 요구하며 20일부터 회사 앞 침묵시위에 들어가는가 하면 재능교육교사노조, 건설운송노조 등도 회사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회피, 수년째 노사갈등이 되풀이 되는 등 비정규직노조 사업장 전반이 노조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은 “이번 천막농성은 참여정부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어려운 처지의 비정규노조 주체들이 직접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 천막농성은 비정규노동자대회가 열리는 오는 26일까지 계속되며 지하철선전전과 한나라당 규탄집회 등도 병행 할 예정이다.

김경란 기자 eggs95@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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