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제5차 각료회의가 결국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채 현지시간으로 14일 오후 폐막됐다.

148개국 대표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표현된 모든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핵심 이슈들을 계속 논의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오는 12월 제네바 WTO 본부에서 일반이사회를 개최해 핵심 이슈를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농업문제 등은 WTO 일반이사회의 조율을 거쳐 홍콩에서 열릴 제6차 각료회의에서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6차 각료회의의 구체적인 일정도 일반이사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민중연대 정영섭 기획국장은 "이번 회의가 선언문을 채택하지 못한 데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이해관계가 워낙 큰 이유도 있지만 한국 등 각국 민중들의 투쟁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 국장은 또 "각료회의 선언문 초안에서 보여지듯 농업협상은 선진국과 다국적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당연히 거부돼야 한다"며 "오는 12월 일반이사회와 6차 각료회의 등 남은 협상 일정에 대해서도 강력한 반대투쟁을 조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80여명의 현지 투쟁단은 각국 농민 대표들과 함께 자결한 이경해 한농연 전회장 추도식을 14일 오전 칸쿤 시대 중앙광장에서 가졌다. 이 전회장의 유해는 15일 저녁 현지를 출발, 18일 새벽 한국에 도착하게 되며 19일께 장례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지 투쟁단도 각료회의 폐막 직후 현지에서 보고대회를 갖고 15일부터 귀국길에 오른다. 귀국 보고대회는 다음달 10일 가질 예정이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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