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간에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상생(相生)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사업장 35곳이 14일 노동부에 의해 ‘2003년 하반기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곳이 화려했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현대건설.

이 회사는 1990년대 후반까지 ‘부동의 건설업계 1위’였지만 노사관계는 매끄럽지 못했다. 사무직 노조 결성을 둘러싸고 회사는 노조 간부를 해고했고 노조는 회사 대표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는 등 불신과 대립이 반복됐다.

그러나 2000년 10월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자 노조는 채권단에 호소문을 보내고 무분규 선언을 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 앞장섰다. 올해에도 770여명의 임직원이 자전거 이어달리기를 하며 노사화합을 다짐했다.

이 때문인지 현대건설은 올해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공사, 서울 청계천 3공구 복원공사 등 대형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는 쾌거를 올렸다.

㈜풍산도 1989년 경주 안강공장의 3개월 파업에 이은 직장폐쇄, 집단해고 등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지만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나눠주는 등 자세를 낮추자 노조도 2000년 ‘항구적 무쟁의 무파업’ 선언으로 화답해 노사화합의 대명사가 됐다.

현대건설 등 35개 기업은 앞으로 3년간 금융기관 대출 때 우대금리를 적용받고 일정기간 세무조사 유예, 정기 근로감독 면제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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