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수탁지부가 업무복귀 결정 등 일부 동요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4일 그외 9개 지역지부별 총회를 열어 논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경인지부가 파업 지속을 결정한 상황에서 다른 지부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화물연대 파업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 4일 화물연대 경인지부 지회장들이 서울대에서 총회를 열어 파업강행을 결정한 뒤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위수탁지부 업무복귀= 3일 저녁 8시께 화물연대 위수탁지부는 4일 오전9시부로 조건없는 업무복귀를 결정했으며 이를 업체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이상욱 위수탁지부장과 한창석 경인ICD지회장이 3일 저녁 6시께 경찰에 자진출두했다.

이와 관련해 4일 화물연대 김영욱 부의장은 기자브리핑을 통해 "사전 승인된 바 없고 조합원 의견수렴도 하지 않은 소수간부들의 독자적 결정"이라며 "위수탁 계약해지와 손배소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건교부와 독자적인 접촉은 시도했던 위수탁지부 지회장들은 3일에도 화물연대 지도부에 "조직 보전을 위해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지도부는 "조합원 총회를 통해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복귀 결정 과정에서 일부 지회장들의 경우 조합원에게 복귀지침도 내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4일 오전부터 진행된 지회별 총회에서는 일부 지회조합원들이 지회장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 업무복귀 거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별 총회= 화물연대는 4일 위수탁지부를 제외한 9개 지역지부가 총회를 열었으며 향후 강력한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쪽에선 위수탁지부의 업무복귀 영향을 받아 총회를 통해 업무복귀를 결정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4시30분까지 진행된 총회 상황을 볼 때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400여명의 조합원들이 서울대에 집결한 경인지부는 개별의사를 물어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강행을 결정했으며 파업투쟁 승리결의대회와 지회장 삭발식을 진행했다.

경인지부 한 지회장은 "3일 밤 위수탁지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동요됐지만 업무에 복귀한 위수탁지부 일부 지회에 대해 운수업체측에서 일을 시키지 않고 손배소 강행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확인되면서 투쟁 분위기가 더 굳어졌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경인지부 한 관계자는 "다른 지부도 투쟁강행으로 의견이 기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경인지부 외에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지부별 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투쟁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장거리 수송 정상화 여부= 화물연대가 지부별 총회를 통해 파업강행을 공식 결정할 경우 파업이 추석을 넘길 가능성이 크며 수도권-부산 등 장거리 물류수송의 정상화 여부가 향후 파업사태 전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화물기사들의 업무복귀와 항만 수송률 정상화 등을 발표해 오면서도 장거리 수송난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왔다. 따라서 장거리 수송이 정상화될 경우 화물연대가 파업을 강행하더라도 파급력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주로 장거리 운행을 하는 위수탁지부 조합원들이 업무복귀를 하는 만큼 장거리 수송도 당연히 정상화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반면 화물연대는 "위수탁지부 조합원들은 전체 화물연대 조합원 가운데 5%정도밖에 안되는 데다가 상당수는 단거리 운행 조합원"이라며 "파업투쟁에 큰 지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3만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 가운데 7,000여명이 컨테이너를 운반할 수 있는 트레일러 운전기사로서 이 가운데 위수탁지부는 1,50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학태 기자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