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발부된 민주노총 압수수색영장 집행 유효기간이 9월 1일로 다가온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운송하역노조 위원장)을 29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김종인 의장은 "2선, 3선 지도부가 이미 준비돼 있다"며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조합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김의장은 특히 "며칠만 버티면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타결될 것"이라고 말해 교섭재개와 사태해결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았다.

-장기화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정권의 정책이 반노동, 친자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파업 뒤 주도권을 뺏겼다고 생각하는 정권이 이번 기회에 화물연대를 고사시켜 이후 임기동안 노동계에 대한 강경정책과 신자유주의정책을 유지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정부와 언론은 물류운반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초기에는 비조합원들까지 인간답게 살아볼 마지막 기회라며 많이 동참했다. 그러나 정부, 업체의 강공으로 비조합원들의 이탈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조합원들의 복귀율은 극히 미미하다.
복귀한 비조합원들도 현장에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지지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산현장을 확인해 봐라. 운반되지 못한 물량들이 목까지 차 있다. 조금만 더 사태가 계속되면 큰일난다. 장거리 물량은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공권력 투입시 지도부 대책이 있나.
"정부가 철도노조에 이어 화물연대까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민주노총을 전면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이미 2선, 3선 지도부가 준비돼 있다.
물론 조합원들이 위축될 수도, 더 강력하게 저항할 수도 있겠지만 경찰이 치는 즉시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결코 지금의 투쟁방식으로 향후 투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도 있다. 그동안 지도부는 조합원들을 자제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 지도부가 연행된다면 지도력이 떨어져 조합원들을 통제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투쟁 대오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조합원들은 더 이상 뺏길 것이 없다. 더 이상 희망은 보이지 않고 화물연대 투쟁을 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진다는 것은 향후 노예적 삶만이 기다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출범 이후 휴게소, 지역별, 기업별 투쟁 등 크고 작은 투쟁을 겪어와서 단련돼 있다. 지도부에 대한 신뢰도 원인중의 하나라고 본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화물연대 조직력 피해를 걱정하는 노동계 우려도 있다. 타결 가능성은.
"파업 장기화는 당연히 부담된다. 그러나 상대방이 우리를 고사시키겠다는 작전으로 나온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하지 않겠나. 지금 물러선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섭이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다. 지금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대화만 재개된다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에서 화물연대를 흔들어 고립과 이탈을 유도하고 있고 이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조합원들이 버텨야 이기는 것이다. 며칠만 버틴다면 정부는 대화에 나설 것이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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