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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수단 동원” 파업 수위조절화물연대 석달만에 다시 운송거부
  • 정혁준 강김아리 기자
  • 승인 2003.08.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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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운송거부에 돌입한 화물연대는 합법적 방법으로 쟁의를 진행하고 협상 창구도 열어놓는다고 밝혀 당분간은 지난 5월의 물류 마비 사태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해 운송거부가 장기화하거나 정부가 강력 대처할 경우, 조합원들도 도로나 물류기지 점거 등 강경 대응으로 맞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운송거부 왜 들어갔나=화물연대는 지난 5월15일 집단 운송거부를 마무리하면서 정부와 11개 항목의 노·정 합의문을 이끌어냈다. 그 뒤 경유세 보전, 교통비 인하 등은 합의가 이행돼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

화물연대 역시 노·정 합의는 현재 핵심쟁점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운송업체들과의 운임 인상 부분이다.

화물연대와 운송업체들은 노·정 합의 뒤 세 차례에 걸쳐 시한을 연장해 가며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분말시멘트 트레일러(비시티) 협상에서 견해차가 너무 커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과 중앙교섭 방식을 요구하는 데 반해, 운송업체 대표들은 업체별로 운임을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운송업체들은 업체마다 규모가 달라 운송료 인상을 일괄 적용할 수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들어 구체적 운임인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화물연대는 비시티업체 쪽에서 운임인상안을 내놓을 경우 중앙교섭 방식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적정선에서 운송료 인상이 타결되면 교섭 방식은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시티업체 관계자는 “구체적 운임인상안을 내놓는 데 최소한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말해 타결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 ‘전면 운송거부’는 불법인가=정부가 화물연대 조합원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아 운송거부는 노동쟁의로 볼 수 없다. 노동법상으론 불법이 아닌 셈이다. 지난 5월 파업 당시 구속된 화물연대 조합원 13명도 운송거부가 아니라, 경찰과 충돌하거나 항만·물류기지 등 거점지역을 점거하다 폭력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6일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에서 단순 운송거부도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형사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집단행동 없이 집에서 가만히 있는 조합원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의 대응 수위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 타결 가능성은=관건은 일괄타결과 조합원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화물연대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컨테이너부문 협상에서 상당한 합의에 이르렀음에도 운송거부에 들어간 것은 일괄타결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시티 협상이 타결될 경우 운송거부 사태를 이른 시간 안에 끝맺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장 조합원들의 참여 여부도 관건이다. 화물연대는 운송거부 첫날 조합원 3만명 가운데 운송거부 참가율이 9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는 비시티 조합원은 1500명에 그쳐, 일반화물·컨테이너 조합원들이 계속 동참할지 여부에 따라 운송거부 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5월 때보다 운송거부 명분이 약한 것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고민이다. 지난 5월 운송거부는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불합리한 제도개선이라는 명분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운송료 인상에 집중되고 있어 파업에 비판적인 일부 여론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혁준 강김아리 기자 june@hani.co.kr

정혁준 강김아리 기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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