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노조의 파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5일 사회보험(옛 지역의보) 노조원 302명을 무더기직위해제한 데 이어 29일부터 공단 안 3개 노조 가운데 한국노총 소속의 직장의보노조가 파업중인 지역의보 노조의 일부 업무를 맡기로 해 노·노 갈등까지빚어지는 등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이로써 파업 뒤 징계를 받았거나 받게 되는 조합원은 모두 463명에 이르게 됐다.

이번 조처에 대해 공단은 “지난 10여년 동안 노조의 파업이 일어날 때마다임시방편으로 대처하다 보니 공단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변질됐다”며 “이번징계는 통합공단 출범을 계기로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회보험노조는 “공단이 노조와의 대화와 협상 등 업무정상화 노력을하지 않고 무차별 대량 징계로 노조 무력화에 나섰다”며 “이런 부당한 조처에더욱 강력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사간의 대화나 협상의 가능성은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보인다.

여기에 직장의보 노조가 29일부터 600여명의 소속 조합원을 투입해 235개 지사가운데 69개 지역·직장 통합지사와 8개 서울지역 지사의 지역의보 민원업무를대신하기로 했다. 이는 직장의보 노조가 사용자를 도와 사실상 사회보험 노조의파업을 방해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직장의보 노조는 “국민들의 민원 불편을 해소하고 하루빨리 공단을 정상화해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의료보험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밝혔다. 그러나 “사회보험 노조는 통합공단이 출범하기도 전에 진급이나 업무등에서 잇속을 챙기려 파업을 전개했다”고 비판해 사실상 사회보험 노조 견제도중요한 이유임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사회보험 노조는 “직장의보 노조가 같은 사업장 안의 노동자와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대체인력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반노동자적인발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업무 통합 자체에 반대해왔던 직장의보 노조가지역의보 노조의 일을 맡겠다고 한 것은 길게 볼 때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평가했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 98년 10월 지역의보조합과 공무원·교직원 의보공단이1차로, 지난 7월1일 직장의보조합이 통합됐으나, 노조는 지역과 직장,공무원·교직원 부문이 각각 다른 살림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은민주노총을, 직장과 공교노조는 한국노총을 상급노조로 하고 있으며, 노조 통합의주도권을 두고 부문간의 갈등이 계속돼 왔다.

사회보험 노조의 파업 사태는 대량 징계를 통해 노조를 무력화하려는건강보험공단과 박태영 현 이사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회보험 노조, 여기에노조 통합을 앞두고 사회보험 노조를 견제하려는 직장의보 노조가 `솥발처럼 서'갈수록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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