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단협이 사상 초유의 17시간 마라톤 밤샘회의를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 노사는 전날 오후 3시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임단협 제 11차 전체 대표자 교섭에 들어가 지루한 공방을 계속한 끝에 17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8시30분에 협상을 일단 종결했다.

8개 시중은행과 6개 지방은행, 4개 국책.특수은행, 13개 유관기관 등 31개 금융기관의 은행장 등과 금융산업노조 및 산하 은행 노조의 위원장들이 참석한 이번 협상에서 임금 인상률 등 임단협 쟁점에 대한 논의는 밤 늦게 대략 마무리됐으나 노조측이 사측의 무성의한 협상 태도를 문제삼고 나서 시간이 길어졌다.

노조는 회의 초기에 자리를 뜬 김승유 하나은행장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의 복귀를 요구하다 새벽 무렵에는 항의 농성에 돌입했고 결국 두 은행장이 이날 아침 7시30분 협상장에 돌아와 성실 협상을 약속한 뒤에야 해산했다.

이번 철야 협상의 소득은 대표단 교섭에서 구체적 협상을 진행하되 임금 인상률은 사측이 제시한 0+α% 대신 노조의 요구대로 물가상승률과 경영 실적, 노동생산성등을 감안해 책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 뿐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딱히 결론도 내지 못하는 17시간 밤샘 회의는 너무 소모적”이라고 지적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 노사 양측이 모두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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