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동영상물 게재로 논란을 빚자 홈페이지 게시판을 잠정 폐쇄했던 민주노총이 24일 오후1시부터 문제가 된 게시물을 그대로 둔 채 게시판 운영을 재개했다.

민주노총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문제의 게시물 삭제를 요청해왔으나 이를 정부의 인터넷에 대한 공안탄압이라며 거부하고 나서 ‘사이버 색깔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문화개혁시민연대 등 5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인터넷 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인터넷 공안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며 문제의 게시물 삭제를 요청한 정보통신윤리위의 폐지를 촉구했다.

공대위는 “인터넷으로 누구나 북한관련자료를 구할 수 있고 여야의원 114명이 인터넷을 통한 대북 접촉 자유화를 골자로 한 남북교류협력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이같은 현실을 무시하고 정보통신윤리위가 북한 관련 게시물 삭제를 요구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최세진 정보통신부장도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보장하는 게시판 운영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김일성 부자 찬양 동영상물에 대해선 “이미 네티즌들이 건전하게 비판을 하고 있으며 정부가 불법이라고 판단할 근거도 약하다”며 삭제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12일 홈페이지 게시판 열린마당에 김일성 일대기를 그린 3분 분량의 플래시동영상이 게재돼 논란이 일자, 15일 게시판을 잠정 폐쇄했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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