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폭력과 상대방 비난 광고전, 잇단 집단 해고 등 악화일로를 걸어온 건강보험 파업사태가 새 국면을 맞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내 3개 노동조합 가운데 하나인 직장의보노조가 지역의보노조의 장기파업에 따른 공단 파행운영을 막기 위해 26일 지역의보 업무를 전격 지원키로 한 것이다.

6월28일부터 시작된 건강보험공단내 지역의보 노조사태는 두달 만에 공단측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된 셈이다.

지역의보 노조는 6월30일 경찰진입에 앞서 박태영 이사장 등 임원을 폭행하는 사태를 빚어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공단은 이 사건 후 세차례에 걸쳐 160명을 파면 등 중징계했고 두차례에 걸쳐 334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강경대응해왔다.

공단의 강성대응으로 노조 결속력이 이완되는 와중에 직장노조가 공단과 행동을 같이함에 따라 지역의보노조는 이중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지금까지 직장의보노조는 "비록 소속노조가 다르지만 같은 노조원 처지에서 수용할 수 없다"며 공단의 업무지원 요구를 거부하다가 이날 급선회한 것이다. 직장의보노조는 공단지원 배경을 "대민서비스가 형편없이 추락하고 의료보험 시스템마저 붕괴되는 시점에서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지역의보노조는 이제 조직력과 결속력이 급속히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큰 불편을 야기했던 민원처리는 상당폭 개선될 전망이다.

건강보험공단은 1998년 10월 지역의보조합과 공무원, 교직원 의보공단이 1차통합한 데 이어 의약분업 실시에 맞춰 7월1일 139개 직장의보조직이 합쳐져 출범했다. 그러나 노조는 통합되지 않고 '한지붕 세가족'을 유지, 개별적인 노조활동을 해왔다. 전체 노조원 가운데 지역노조가 67.1%인 7109명, 직장노조가 28.3%인 2997명, 공교노조가 4.6%인 487명을 차지한다.

직장노조와 공교노조는 한국노총을, 지역노조는 민주노총을 상급노조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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