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간부,고위 공무원,하도급업체 그리고 조직폭력배로 이어지는 안양시 비산동 재건축 사업의 비리사슬에 시중 대형은행의 노조위원장까지 가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9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에 선출된 김병환(46)씨는 대출사기·횡령·협박·갈취 등으로 5억여원을 가로챈 데 이어 폭력배를 동원해 동료 노조원을 협박하는 등 모럴해저드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98년 안양시 비산동 지점에 근무할 당시 월급을 가압류당하고 본사로부터 채무과다로 특별감찰을 받고 있던 김씨는 1200억원의 재건축조합 이주비를 유치하기 위해 조합 총무이사 전승윤씨를 접촉하면서 조합의 비리를 알게 됐다.

김씨는 98년 3∼4월 재건축 조합장 명의로 대출서류를 위조해 자신이 근무하는 지점으로부터 8000만원을 사기 대출받은 데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고객의 대출 상환금 4500만원을 횡령했다.

더욱 대담해진 김씨는 2000년부터는 아예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폭력배를 통해 “재건축 조합의 비리 내용을 청와대에 알리겠다.”고 조합 총무이사를 협박해 15차례에 걸쳐 3억 9200만원을 빼앗았다.

노조위원장이 된 이후에는 폭력배를 시켜 인터넷에 자신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동료 직원을 협박하기도 했다.

검찰은 금융권 파업 등과 맞물려 노조탄압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해 김씨에 대해 출퇴근 조사를 벌이고 영장청구를 고지했다.그러나 김씨는 지난 10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곧바로 도주,일주일 만에 뒤늦게 검거됐다.

안동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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