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김유배 복지노동수석을 경질하고 후임에 최규학 국가보훈처장을 임명하는 등 청와대 수석 비서관 3명에 대한 인사를 27일 단행했다.

이와 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김 대통령이 국정2기를 맞아 청와대 비서실을 개편했다"면서 "이번 비서실 인선에선 국정 개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충실히 보필할 수 있는 인물들이 기용됐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국가보훈처장 등은 조만간 후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규학(61세) 신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은 목포 출신으로 지난 77년부터 보훈처장에 오르기 전까지 23년 동안 줄곧 총리실에서 근무해 온 행정관료다. 호남 출신이면서도 지난해 보훈처장에 임명될 당시 총리였던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총리실의 보직을 두루 거쳤지만 특히 외교안보심의관(1988)과 남북고위급회담 정치분과위원(1992) 등을 맡은 데서 보듯 통일·외교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을 들어온 인물이다. 그 만큼 노동계엔 생소하다.

이와 관련, 노동계의 한 인사는 "복지노동수석이 교체됨으로써 소위 노동관련 '빅3'의 인선이 마무리됐지만, 이들 각자의 경력이나 출신 배경 등이 서로 다르고 일부는 비전문가인 점을 볼 때 향후 노동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또 "비록 한계는 있었지만 현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인 '생산적 복지'란 개념을 입안한 전문가인 김 전수석을 경질하는 대신, 노동분야엔 문외한인 인사를 기용한 것을 보면 현 정부가 집권2기를 맞아 자기 사람 챙기기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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