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국·사립대 병원 7곳이 오는 16일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임단협 쟁점 등에서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7곳은 지난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를 가결했으며 파업을 이틀 앞두고 집중 교섭과 함께 파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쟁점= 서울대, 전북대, 경북대, 경상대 등 국립대 병원노조들은 올해 임단협에서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문제, 산별교섭 합의를 주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병원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의료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각각 제시하고 있다.

노조는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현황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표 참조> 국립대 노사가 각각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비정규직 현황을 보면 서울대병원이 직접고용,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합해 1,215명으로 전체직원 대비 27%를 차지한다. 전북대는 32.6%로 국립대병원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경북대 25.8%, 경상대 24.9%를 각각 기록하는 등 직원 10명 중 3명 가량이 비정규직인 셈이다.

보건의료노조 김미애 정책부장은 "국립대는 교육부 지침으로 '총정원제'라는 게 있어 인력이 부족해도 정원을 늘리지 못해 비정규직을 채용, 이같이 수가 는 것"이라며 "더 심각한 것은 현재 병원마다 '총정원' 조차도 제대로 충원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 병원노조들은 정원에 모자란 인력충원을 촉구하고 있다. 또 △ERP 시스템 도입 중단 △관리부처 복지부로 이관 △병실료 인하 등도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 영남대, 원광대 등 사립대 병원노조들은 산별교섭 합의와 개인부담금 비율을 줄이는 사학연금제도개선 문제가 쟁점이다. 이와 함께 △고대는 부족한 인력충원 △원광대 유니온 숍, 비정규직 정규직화 △영남대 유니온숍 등을 각각 주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망= 국립대·사립대 병원노조들은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 지난주 타결된 지방공사의료원 사례와 달리, 지부별 임단협 상황에 따라 파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립대는 노사간 수 차례 교섭에서 쟁점과 관련, 전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며 사립대는 앞서 한양대와 이대가 타결,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예정된 노동위 조정회의가 병원 파업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 노조의 기본 방침"이라며 "정부가 직권중재 등 사태를 어렵게 만든다면 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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