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노사가 노동관련 공정보도 준칙 마련에 나서 주목된다.

KBS 노사는 최근 공정방송위원회(이하 공방위)에서 노동 및 사회갈등 보도에 있어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공정보도준칙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KBS 공방위에서 노사는 "향후 사회적 갈등을 다룸에 있어 갈등의 현상과 부정적 파급효과보다는 갈등의 원인과 합리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력한다"고 합의했다. 이 합의는 "NEIS관련 보도와 조흥은행 파업 등 제반 파업보도에 문제가 있다"는 노조 의견을 사측이 수용한 것이다.

노조의 문제제기는 지난 5월말 열린 공방위에서 사측이 약속한 공정방송을 위한 노력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에서 나왔다. 당시 사측은 화물연대 파업 보도에 대한 노조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노동계 파업 관련 보도에서 공정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진 NEIS관련 보도, 조흥은행 파업 등의 보도에서도 부정적 파업효과만 부각시키는 등 기존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한 노조가 재차 문제제기를 한 것.
3일 나온 노사합의문이 공정방송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한 의미를 지닌다면 KBS 기자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노동, 사회갈등 관련 보도준칙'은 공정보도를 위한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보도준칙 마련 역시 지난 5월 공방위에서 합의한 것으로 기자협회는 지난달 양대노총 관계자는 물론, 경총, 시민단체, 학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손관수 KBS 기자협회장은 "토론을 한 차례 가진 결과 보도국 기자들의 의견을 더 수렴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현재 보도준칙 완성 시기를 점치기엔 힘들지만 최대한 빨리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노동계·시민단체는 "KBS가 파업의 부정적 효과만 부각시키고 기계적인 균형보도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했다. 반면 KBS 보도국 간부들과 경총측은 "성급한 방향설정은 보도의 객관성을 잃기 쉽다"고 맞서 이후 보도준칙 마련까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KBS의 공정보도 노력에 대해 노동계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선실장은 "중요한 것은 노사, 사회갈등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보도자체가 실제 변화하는 것"이라며 "일선 기자들의 뼈를 깎는 반성과 방송사 내부 보수세력의 인적 청산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학태 기자(tae@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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