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는 네덜란드 얘기가 많았던 한 주였습니다. 이른바 네덜란드식 노사관계 모델에 대한 논란이었데요.
- 청와대 이정우 정책실장의 발언을 계기로 촉발됐는데요, 문제는 노사정은 물론, 학계에서조차 네덜란드 모델이 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 민주노총의 경우도 취재요청이 들어왔는데 전문가가 없긴 마찬가지였죠. 결국 과거 네덜란드에 다녀온 적이 있는 주진우 미조직비정규실장이 졸지에 '네덜란드통'이 돼 온갖 인터뷰에 응했다고 하더군요.
- 지난해 월드컵이 한창일 땐 히딩크의 나라로 네덜란드 열풍이 불더니, 1년이 흐른 뒤 이번엔 노사관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군요.

* 철도노조 파업 철회가 남긴 것들
- 그래도 화제는 역시 철도파업 철회였죠. 이를 둘러싸고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에서 한바탕 혼란을 겪었습니다.
- 우선 노 대통령의 갑작스런 발언이 발단이 됐습니다. 처음 노조는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미 흐름을 돌려놓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국회 농성단도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매우 당황했다고 하더군요.
- 철도파업 지원을 위해 파업 찬반투표를 하겠다는 화물연대 역시 결과에 씁쓸해 했다더군요. 갑자기 철회하는 바람에 '립서비스'한 꼴이 돼버렸으니까요.
- 기자들 역시 한바탕 난리를 치렀습니다. 노 대통령 발언 전까지 모두 '노-정 충돌'로 기사를 작성했는데, 갑자기 터져 나온 발언으로 취재를 다시 해야만 했던 거죠. 모 일간지의 경우 초판이 '파업 장기화될 듯' 이었으니까요.
- 대부분 기자들이 새벽2시께까지 기사를 썼고, 어떤 기자들은 집에서 연락을 받고 재택근무로 부랴부랴 기사를 송고했다고 합니다.
- 지금까지 세번에 걸친 철도노조 파업 모두가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2·27 파업도 직권조인 형식인데다 규약상 찬반투표 조항이 없어 노조가 찬반투표를 하려고 하자 철도청이 거부하기도 했죠. 또 지난 4·20 때도 파업시간인 새벽4시까지 도장을 못찍다가 결국 파업을 유보하고 4시간 뒤에야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번에도 또 찬반투표를 성공시키지 못했어요.
- 철도노조 파업은 노동부에도 영향을 미친 듯 합니다. 우선 화물연대 파업과는 달리 조흥과 철도파업에서 노동부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전반적으로 '불법필벌'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조정을 맡아온 노동부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 노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이나 출범 초 노동부의 위상 강화 발언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부처에 밀리는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지기 힘든 것인가 봅니다.
- 더구나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등장으로 노동부는 더 입지가 약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주필이자 노동부장관 출신인 최 대표는 그동안 노동부, 교육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공언해왔어요.

* 금속산업연맹 임원들 희비교차
- 금속산업연맹이 얼마전 산별노조 찬반투표를 했는데, 이날 임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하던군요.
-5명 임원 중 4명의 출신 사업장이 이번에 찬반투표를 했는데요, 전재환 수석부위원장(대우종합기계), 정식화 부위원장(캐피코) 사업장은 통과됐지만, 백순환 위원장(대우조선), 김호규 사무처장(현대차) 사업장은 부결되면서 희비가 교차했다고 합니다.

- 민주노동당이 지난 3일 중앙당 후원회를 가졌습니다. 각계에서 많은 인사들이 참여해 성공리에 마쳤다고 합니다. 이날 권 대표를 패러디하고 있는 개그맨 김학도씨도 참석해 흥을 돋궜다고 합니다.
- 민주노동당은 또 지난주 새 건물로 당사를 이전했는데요,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구 국민회의가 사용하던 건물이라고 합니다. 먼저 건물보다 공간이 훨씬 넓은데다 실내장식도 세련되게 꾸몄다고 하더군요. 이는 당원인 인테리어 전문가가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를 맡아서 가능했다고 합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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