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1일 오전 10시부터 조합원 총회를 열어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철도노조는 서울,부산, 영주, 대전, 순천 등 5개 지역본부에서 일제히 조합원 총회를 열어 오후 1시께 파업지속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이날 열리는 조합원 총회는 서울지역은 연세대학교 강당에서, 지역본부는 집결여부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해 투표 하기로 했다. 지역본부 가운데 조합원의 집결이 불가능한 지역은 지부별 의사를 모아 오후 1시까지 결과를 철도노조 중앙상황실에 보고하도록 했다.

조합원 총회 결과는 오후 1시께 발표할 계획이며, 발표 장소는 추후에 공개하기로 했다.

신동호 철도노조 대외협력국장은 "조합원 총회의 결과에 따라 판단할 계획"이면서 "결과에 따라 파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한겨레 뉴스부 newsmail@news.hani.co.kr


앞서 김영훈 철도노조 대변인은 30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 오전 중에 서울 부산 대전 영주 순천 등 5곳에서 조합원 9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선복귀 후대화’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놓고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철도노조 지도부가 오늘 밤 충분히 토의를 한 뒤 내일 조합원 총회에 그 내용을 갖고 가겠다”고 말해 파업 철회 방안에 대해 논의중임을 내비쳤다.

그는 “노조원들한테까지 징계가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중앙에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어느 정도 징계는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참여정부 경제비전 세미나 참석자들과 한 만찬에서 “한국의 노사문제에 대해 새 정부가 어떤 길을 가는지 주시하는 가운데 노사문제를 맞아 정말 여러 걱정이 많았는데, 결론적으로 잘되고 있다”며 “지금의 노사 고비를 잘 넘기면 참여정부의 과제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철도노조 쪽이 정부 쪽에 징계 최소화와 구속자 최소화, 연금문제 등에 대해 약속을 주는 조건으로 파업철회 의사를 던진 것으로 안다”며 “일단 정부 쪽에서 약속을 하기 어렵다는 뜻을 보내, 노조 쪽에서 파업을 풀 것인가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 깊은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의 이런 전격적 파업철회 검토는 정부가 노조원 중징계 등 초강수의 강경책으로 맞서고 주요 쟁점인 철도구조개혁관련 법안이 30일 국회를 통과한데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조원들이 파업 강행에 대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철도청은 이날 천환규 철도노조 위원장 등 121명의 노조 간부들을 직위해제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또 건교부는 전국 철도청 104개 지방사무소 소속장에게 미복귀 파업 노조원 8500여명에 대해 최소 정직 이상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건교부는 징계절차에 통상 20~30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이번에는 처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10~15일 이내에 징계를 끝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묘공원 등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철도노조 농성현장에 대한 정부의 공권력 투입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또 화물연대도 이날 컨테이너 등의 대체수송을 거부하는 데 이어 이달 초 화물운송 중단 투쟁으로 철도파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노동계의 대정부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조합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무현 정권 개혁후퇴 규탄 및 2003년도 임단투 승리 총파업투쟁 진군대회’를 열고 △경제특구법 폐기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 현실화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에서 조합원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철도파업 무력진압 및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열어 “1일 1500개 사업장 중식 규탄집회, 2일 금속산업연맹 10만명 연대파업을 시작으로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호희 전국운송하역노조 사무처장은 “화물연대 운임협상이 진척되지 않을 경우 7월 중순 이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정부가 철도파업을 계기로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일변도로 나올 경우 이달 초 전격적 철도파업 지원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강세준 이창곤 신승근 석진환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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