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새 대표에 최병렬(崔秉烈)의원이 당선됐다.

崔의원은 26일 개표 결과 4만6천74표를 얻어 2위인 서청원(徐?源)의원(4만2천9백65표)을 3천1백9표 차로 제치고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대표로 선출됐다. 3위는 1만8천8백99표를 얻은 강재섭(?在?),4위는 1만5천6백80표를 얻은 김덕룡(金德龍)의원의 순이다. 이재오 후보는 2천6백97표, 김형오 후보는 2천4백6표를 획득해 각각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崔대표는 당선 인사말에서 “노무현대통령은 민주당적을 포기하고 신당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한 뒤 “盧대통령이 정파의 이익에서 벗어나 국정에 전념한다면 충실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崔대표는 “제1당대표와 대통령과의 정례회담을 요청한다”면서 “대통령과 야당이 협력해 나라의 위기를 헤쳐가자”고 주장했다.또 “우리 당이 새로 제출한 대북 비밀송금 특검법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한 뒤 “불법과 은폐된 진실은 밝히되 김대중 전대통령까지 사법처리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대표는 내년 4월 총선때까지 한나라당을 이끌게 된다.

이번 당대표 경선에는 최.서 두 후보외에 강재섭(?在?).김형오(金炯旿) . 김덕룡(金德龍).이재오(李在五) 의원(기호순)이 출마, 전체 선거인단 22만7천333명 중 12만9천633명이 참여해 57.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나라당은 30일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27일 후보등록을 받는다.

한나라당의 포스트 이회창 시대를 연 최병렬(崔秉烈) 신임대표의 별명은 '최틀러'이다. 신문사 편집국장 시절, 그의 고집과 추진력에 질린 후배들이 붙여준 애칭이다.'정통보수의 기수'라는 칭찬이 있는가하면 '수구 꼴통'이란 악명도 붙어있다.

그런 그가 거함 한나라호의 지휘봉을 쥐었다. 대선 패배 뒤 선장을 잃고 표류해온 한나라당이다. 그의 등장으로 당이 강성 보수로 돌거라는 말도 나온다.

崔대표는 보수로 불리는걸 개의치 않는다. 대신 늘 "보수(補修)하는 보수(保守)"라고 강조한다. 변화를 수용하는 보수라는 얘기다. 그의 정치적 입장과 당 개혁 방향도 여기에 터잡고 있다.

"침체와 무기력에 빠진 당을 구하려면 제대로 된 보수를 해야한다"는게 崔대표의 지론이다. 한나라당이 진보 성향의 노무현 정권과 날카롭게 각을 세울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다만 "도와줄 것은 확실하게 도와주겠다"고도 말해 사안별로 '상생의 정치'가 펼쳐질 수도 있다.

그의 강점은 성격적으로 분명한 태도와 오랜 국정경험에서 나온 경륜이다.

崔대표는 4선 의원이다. 기자로 출발, 5공 때인 85년 12대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태우 대통령의 청와대 정무수석과 문공.공보.노동의 3개부처 장관을 지냈다.정무수석 시절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백담사로 보내는 일을 주도했고,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건이 터지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그를 위기 해결사로 서울시장에 투입했다.

어린 시절엔 그늘도 많았다. 그는 경남 산청의 벽지 출신이다. 지리산 밑자락이다.게다가 40대 초에 홀몸이 된 어머니 슬하에서 형제가 빈곤하게 자랐다.그래서 그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맨하탄에 진출했다"고 자신의 삶을 빗대곤 한다.

그런 깡촌 출신이 제1 당 총수까지 올랐다. 집념과 노력이 없을 수 없다. 분석력과 조직적 사고,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이런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은 노동부 장관 때였다.'무노동 무임금' '총액임금제'등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특히 울산 현대차 불법파업땐 유화적인 노태우 대통령에게 사표까지 제출하며 공권력 투입을 관철시켰다.

'정치인 최병렬'에겐 시련도 많았다. 먼저 97년 대권 경선에 나섰다 꼴찌를 기록했던게 첫 아픔이었다. 그러나 2000년 4월 전당대회에선 최다 득표로 부총재에 당선됐다. 계파도, 특정지역 지원도 없는 상황에 이룬 정치적 부활이었다.하지만 이회창 전 총재와 겨룬 2002년 대선후보 경선에선 당 주류의 미움을 샀다. '이회창 필패론'을 들고 나왔던 탓이다. 이로인해 오랜동안 비주류로 몰려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었다.

▶경남 산청 (65) ▶부산고.서울대 행정학과 ▶조선일보 편집국장 ▶대통령 정무수석 ▶ 문공부.공보처.노동부 장관 ▶서울시장 ▶12,14,15,16대 의원▶한나라당 부총재 ▶부인 백영자(白玲子)씨와 2남1녀

남정호·박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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