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는 역시 18일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금융노조 조흥지부가 큰 화제였습니다. 노사관계자 누구도 조흥은행노조가 18일 파업에 돌입하리라고 예상을 못했는데요. 금융노조도 당황하는 분위기였다지요?
- 금융노조는 17일 오후부터 갑자기 상황이 급변하면서 상당히 긴장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갑작스런 전산직원의 이탈, 이날 오후에 모여든 조흥지부 조합원의 투쟁 열기 등으로 인해18일 파업 돌입이 강행됐는데요. 더군다나 조흥지부가 안정적으로 광교 본점을 거점으로 잡고 장기파업에 대비하자 한 기관원은 허를 찔렸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 광교 본점에서 6,000여명이 모여 며칠 동안 농성을 지속했는데, 조합원들이 불편해 하지는 않던가요?

* 노조위원장의 눈물
- 예상외로 농성 조합원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2000년 국민·주택 파업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훨씬 안락(?)한 농성을 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일단 깨끗한 화장실과 에어컨, 넓은 농성 공간 등이 확보돼 있으니까요.
- 22일 새벽에는 합의안이 나오고 이를 조합원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흥지부 허흥진 위원장이 눈물을 흘렸다면서요.
- 네, 허 위원장의 눈물을 시작으로 여성조합원들은 거의 통곡하듯 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파업 이후에 눈물을 보이는 노조 위원장이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철도노조 김재길 전 위원장, 민주택시연맹 강승규 전 위원장이 눈물이 많다고 합니다.
- 전산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의 전광석화 같은 파업 동참도 얘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 300여명이 과연 어디서 어떻게 지냈는지 기자들은 물론이고 경찰, 정부 관계자들도 알라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재파악이 쉽지 않았는데요. 이들은 주로 부산, 대구 등 영남 지방에 4개조로 나눠서 같이 움직였다고 하더군요.

- 조흥지부 파업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노동운동이 '책임성'과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사돈, 남 말하듯 한다'는 표현을 쓰더군요. 조흥문제만 해도 노 대통령이 사실상 약속을 깨면서 불거진 문제라는 거죠. 대통령 자신이 약속을 안 지키면서 누구에게 도덕성과 책임성을 묻는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 "조흥문제는 뒤통수를 치지 않겠다"고 발언했는데요. 뒤통수가 아니라 정면에서 '앞통수'를 쳤다는 게 한국노총 관계자의 표현입니다.

- 얘기를 다른 데로 돌려 영화 '살인의 추억'을 만든 봉준호 감독이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면서요?
- 네. 민주노동당은 이전에도 영화감독들이 당원으로 가입을 했었는데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 '낮은 목소리'의 변영주 감독 등이 당원입니다. 봉준호 감독은 앞으로 이들 감독들과 누가 더 민주노동당 CF를 잘 만들지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는군요.

-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영도 전 부본부장이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지요.

* 이중장부는 역시 쓰레기?
- 네, 이 전 부본부장은 지금은 없어진 현대종합목재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부의장까지 지냈는데 올해 초 현대모비스 사내하청업체에 취업했었습니다. 그런데 취업 당시에는 몰랐다가 나중에 노동운동 이력을 알게 된 현대모비스측과 업체측이 별다른 사유도 없이 계약을 해지한 것입니다.
이를 놓고 울산지역 노동계도 놀랐지만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울산지역 노사관계나 이 전 부본부장의 노동계 위상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 울산지역에서는 복직투쟁과 함께 '쓰레기통 사건'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 이 전 부본부장을 계약해지한 업체가 이중장부를 만들어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을 착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장부들이 해당 업체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는군요. 급기야 업체가 현대자동차노조에 가져간 쓰레기를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내기까지 했구요.
울산지역 한 노조 간부는 이중장부를 허술하게 관리한 업체에 어이없어 하면서 오히려 노조가 청소비를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입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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