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전산망 마비 위기까지 치달았던 조흥은행[00010] 총파업 사태가 노.사.정의 대타협으로 나흘만에 최종 타결됐다.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과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사장, 홍석주 조흥은행장,허흥진 조흥노조 위원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노.사.정 대표 5명은 22일오전 8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흥은행의 3년간 독립 경영 보장을 포함한 10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에 앞서 이날 새벽 5시30분부터 협상 타결안에 대해 각 지부와 분회별로 조합원의 동의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에 들어갔으며 중간 집계 결과 노조원의 압도적 다수가 찬성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오전 8시 현재 각 지부별로 약 60∼70%의 압도적 찬성비율을 보이고 있어 합의안 가결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노조원들은 대부분 협상 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 강경파는 끝까지 매각 철회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신한지주간의 협상 타결로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중으로 총파업 종료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며 조합원들은 23일부터 정상 업무에 복귀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논현동 중앙전산센터 직원 340여명을 전원 복귀시키고 각 영업 점포별로 정상 영업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양측의 합의 내용은 △조흥은행 3년간 독자 경영 보장 △통합 전까지는 조흥은행 출신 최고경영자(CEO) 임명 △3년간 고용 보장 및 인위적 감축 금지 △2년 후 통합추진위원회에서 통합 문제를 논의하되 1년 이내에 마무리 △신한은행 수준으로 임금 3년간 단계적 인상(매년 30%, 30%, 40% 인상) △통추위는 양측 동수 구성 △지주회사 임원 동수 구성 등이다. 아울러 통추위 구성 후 대등 통합, 고용 보장 및 인위적 인원 감축 자제, 조흥은행 브랜드 사용, 점포 폐쇄 최소화 등의 원칙 아래 통합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이번 파업과 관련해 노조 간부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대등 합병 원칙 합의와 함께 통합 이전 3년간 뿐 아니라 통합 이후까지100% 고용 보장을 이끌어냈고 임금을 신한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협상 중 최대 쟁점은 △조흥은행 브랜드 사용 △통합 전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조흥은행 출신 임명 등이었으나 노조는 통합은행장부분은 양보했다.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비교적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파업이 지속될 경우 조흥은행의 기업가치 훼손과 금융권 전산망 가동 중단 등에 대한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한지주와 정부가 비교적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왔다"고 말했다.

예보와 신한지주는 오는 25일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신한지주는 1∼2개월이내에 자금 조달을 완료하고 8월 말께 조흥은행을 최종적으로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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