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조흥은행지부가 전면파업 이틀째인 19일 노정간 특별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채 양측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하루를 보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6,000여명의 조흥지부 조합원은 파업 이틀째인 이날 문화제와 분회별 토론회 등 노조지도부가 마련한 파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 19일에도 집단 삭발이 이어지면서 모두 2,000여명이 넘는 남성 조합원들이 항의 삭발 대열에 참여했다.

조흥지부 이용규 부위원장은 "현재 전국의 70여개 점포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면서 "현재 각 분회별로 불참 조합원들을 파악하고 있다. 불참 조합원에게는 조합원 제명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또 "현재 전산직원에게 산개 파업을 명령했다"며 "이들이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노조 대응= 금융노조는 18일 열린 지부대표자회의에서 격론 끝에 한국노총 6·30총파업에 금융노조 차원에서 적극 결합하기로 했다. 금융노조는 이에 따라 24일 전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이어 30일 각 지부별 상황에 맞춰 총파업에 동참할 계획이다.

금융노조 한 지부 위원장은 "시간이 촉박해 동력을 끌어올리기가 쉽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어렵게 산별노조 차원에서 결정한 만큼 최대한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검경, 체포영장 발부= 경찰과 검찰은 19일 새벽 조흥지부 허흥진 위원장, 이용규 부위원장 등 5명, 금융노조 이영호 노사대책국장 등 모두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 9일 예금보험공사에 열린 공자위 회의에 노조가 항의 방문과 조흥은행 지부 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곧바로 조흥은행 지부에 공권력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조흥은행 본점 점거농성 이외에 별다른 행위가 없을 뿐 아니라 전산망도 무난히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위 본회의 개최= 이날 오후 5시30분 다동 예금보험공사에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본회의가 열려 예보와 신한지주회사간의 조흥은행 매각 협상을 최종 승인한다.

조흥지부 이용규 부위원장은 "공자위가 최종 매각 결정을 내릴 경우 정부와 노조의 협상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공자위 회의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노조가 물리적으로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충돌 없이 개최했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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