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국경제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IMF이후 급속히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호황이 종료될 경우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중 구조조정의 매듭 뿐만 아니라 하반기 이후 미래성장동력을 하루 빨리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외경제상화 악화 최대 변수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대외경제상황의 악화다. 최근 들어 미국 경기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 부분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수출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중요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 여부도 한국경제 연착륙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유가와 관련해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연간 원유수입량이 9억배럴에 이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경상수지는 9.5억달러, GDP(국내총생산)는 0.05%포인트 하락요인이 생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박사는 "국내 경기의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상황에서 대외환경 의 악화로 인한 한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환경 악화는 둔화폭을 한층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구조조정 완결 급선무
구조조정 지연으로 인한 자금시장의 신용경색도 한국경제의 경착륙 요인이 되고 있다.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은 금융기관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퇴출'을 우려해 돈을 풀지 않고 있기 때문.
이같은 신용경색이 지속될 경우 상당수 기업의 흑자도산이 불가피하고 이는 결국 금융기관의 부담으로 이어져 금융부실이 심화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조홍래 이사는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하반기 한국경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이 부분이 완료되지 않으면 연말이나 내년 초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간에 나타났던 극심한 동조화 현상도 최근 들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 역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증시에 반영돼 미국증시가 어느 정도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증시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의 경기조절능력 마비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재정의 경기조절능력이 마비되는 것도 한국경제의 경착륙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반기중 조성될 공적자금과 대북지원자금 마련 등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급락할 경우 재정지출을 늘림으로써 어느 정도 경기를 조절할 수 있지만 재정적자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이같은 경기조절능력을 사실상 마비된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우리나라 재정은 실물부분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절능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재정적자가 오히려 실물부분 불안을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지역·산업간 양극화 문제 심화
IMF이후 극심해진 지역간·산업간 불균형 문제도 경기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에 비해내수에 의존하는 건설업 등이 지나치게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수출산업의 불황으로 인한 충격을 내수로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급속히 저하시킴으로서 경기 하락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경기 정점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연구 결과 경기정점이 지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하반기중 경기의 하락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정부와 통계청은 경기정점은 아직 지나지 않았으며 경기상승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경기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