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다시 타올랐다. 미군 궤도차에 희생된 신효순·심미선양의 1주기를 맞은 13일 서울시청앞을 비롯한 전국 70여곳에서 억울하게 숨진 두 여중생의 넋을 기리는 다양한 추모집회가 열렸다.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홍근수 목사 등)는 이날 오후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13 1주기 추모대회 겸 자주평화실현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이 대회에는 민주노총, 전교조, 민주노동당, 한총련 등 각 사회·노동단체와 시민·학생 등 3만여명(경찰추산 1만5천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롯데호텔 본점 앞에서 별도의 추모집회를 열고 저녁 8시께 본행사에 합류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본행사에서는 가수 신해철·안치환씨 등과 그룹 ‘노브레인’ 등의 노래공연에 이어 사물놀이패의 거리공연이 이어졌다. 문화공연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미 대사관을 향해 촛불행진을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들과 몸싸움을 빚기도 했다.

서울 이외에도 부산 연지동 미 하얄리야 부대앞 등 전국 77개 지역에서 추모대회가 열렸고,뉴욕 런던 베를린 도쿄 등 해외 12개국 20여개 도시에서도 현지 유학생과 교민 4000여명이촛불집회를 열었다.

또 주한미군의 추모예배도 이날 오후 서울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 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예배에는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 부부, 주한미군 지휘부와 장병 및 가족,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부부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가 이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행위로 두 여중생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두 여중생의 희생에 깊은 애도를 드리며 동시에 한국사회, 우리 친구와 이웃들에게 다가가는 날”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13~14일을 여중생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13일 하루동안 영외훈련을 중단했다.

이태희 석진환 강김아리 조혜정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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