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등 금속연맹 울산본부 산하 18개 노조가 10일 총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해 노사관계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고 있다. 금속연맹 울산본부(본부장 김경석·현대자동차 노조 수석 부위원장)는 이날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산하 18개 노조가 노동현안에 대한 공동투쟁을 위해 다음달 2일 총파업에 돌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


▽총파업 일정=울산본부는 11일 오후 5시 반 울산역 광장에서 조합원 1만여명이 참가하는 ‘노동자 전진대회’를 연 뒤 13일까지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하기로 했다.




이어 16∼23일 단위 노조별로 투쟁출정식을 가진 뒤 18일부터 상임집행위원들이 노조 사무실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20∼24일 5일간은 단위 노조별로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금속연맹측은 이번 총파업에 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15개 이상 사업장에서 7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금속연맹의 주요 사업장인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이헌구)는 그동안 회사측과 15차례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특히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 40시간 근무 △해외 현지공장 설립시 자본이동에 대한 노사공동 결정 △비정규직의 조직화와 차별철폐 등 ‘3대 핵심요구안’ 관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총파업 결의 배경 및 파장=현대자동차 등 울산지역 18개 업체 노조가 총파업 등 강경투쟁을 예고한 것은 지난달 6일 시작돼 매주 화요일 열리고 있는 금속노조의 산별(産別) 중앙교섭을 간접 지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금속노조와 사용자측의 산별교섭은 △주5일 근무제 △비정규직 보호 △근골격계 질환(단순 반복작업으로 관절이나 근육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대책 마련 등 노동계가 요구하는 노동현안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회사 등 소규모 97개 사업장을 대표하는 금속노사 교섭단은 10일까지 6차례의 협상에서 아무런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사용자측 교섭단은 97개 사업장의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으나 실제로는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임금 및 단체협상의 상황을 지켜본 뒤 협상을 본격화하려는 전략이라고 금속노조측은 풀이하고 있다. 결국 울산의 현대자동차가 임단협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

금속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연맹과 보조를 맞춰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올해 임단협에 들어간 산하 144개 사업장에 대해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8∼20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뒤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금속노조에는 자동차 부품회사 등 160여개의 소규모업체에서 3만6000여명이 가입돼 있으며 상급기관인 금속연맹에는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현대미포조선 등 대형 사업장 90여개에 16만여명이 가입돼 있다.


▼健保등 3개공단노조 들썩들썩…설계社 노조 어제부터 총파업▼


▽기타 파업=24일 인천 대구 부산지하철의 파업이 예고된 데 이어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이른바 ‘사회 안전망’을 담당하는 공단들도 속속 파업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국노총 공공서비스연맹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 직장노조는 7월1일로 예정된 직장 및 지역 건강보험의 재정통합과 업무 일원화에 반대해 22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400여명의 충원 등을 요구하며 1주일간 파업을 벌였던 근로복지공단 노조도 당시 공단측이 약속했던 인력충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30일경 파업에 들어가기로 하고 쟁의행위 절차를 밟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노조는 1989년 파업 당시 해고됐던 조합원 3명의 복직 및 월별실적평가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16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이르면 17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태세다.

또 대형 설계·감리회사의 직원들이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이들이 맡고 있는 대형 국책사업이 지연되는 등 사업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산하 전국건설엔지니어링노동조합(위원장 김동훈·金東熏)은 “지난해 사용자측과 집단교섭을 하기로 합의했으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 이천의 덕평수련원에 모여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10일 밝혔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조는 10일 사측과의 최종협상이 결렬되자 광주와 곡성 공장에서 4000여명의 조합원이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금호타이어 광주, 곡성공장은 가동이 전면 중단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노동계 주요 쟁의일정▼


▽6월 11일=민주노총 금속연맹 울산본부, ‘노동자 전진대회’

▽11∼13일=금속연맹 울산본부,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집단 조정신청

▽16∼23일=〃단위노조 순회 투쟁출정식

▽17일=국민연금관리공단 노조 파업 돌입

▽18일=금속연맹 울산본부, 상임집행위원 철야농성 돌입

▽20∼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22일=건강보험공단 노조 파업 돌입

▽24일=부산·대구·인천지하철 파업 돌입

▽30일=근로복지공단 노조 파업 돌입

▽7월 2일=금속연맹 울산본부 파업 돌입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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