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들어 성장세가 약해지고 경상수지 적자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거품 논란과 수출 감소세, 카드채 만기문제, SK글로벌 처리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앞으로 2개월이 우리 경제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대 변곡점(터닝 포인트)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현안이 효과적으로 정리되고 정부 정책의 혼선이 가닥을 잡을 경우 소비·투자심리를 부축해 성장세를 되살릴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할 때는 침체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경상수지는 3억9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외국인투자자 배당금 급증으로 소득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12억달러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전달 적자를 보였던 상품수지는 수출이 20.5% 늘면서 12억5천만달러의 흑자로 돌아서 전체 경상수지 적자폭을 전달(11억9천만달러)보다 8억달러 줄였다. 한은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5월 들어 수출이 부진하지만 수입도 유가하락 등으로 둔화돼 균형 또는 소폭의 흑자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그러나 6월 수출부터 사스(SARS)의 악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화물연대 파업과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지난 25일 현재 수출액(99억9천만달러)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 감소한 상태다.


더욱이 부동산시장 과열현상이 계속 경제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7월부터 대거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문제 등이 금융권의 불안을 심화시킬 때에는 경기침체 양상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그렇게 될 경우 이미 지난 1·4분기 각각 0.9%, 1.6%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는 그러나 통계청의 4월 소비자기대지수와 한은의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가 각각 94.5, 84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들어 하반기의 소비·투자 호전을 기대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연구위원은 “지표상으로는 2·4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다만 금융시장 안정과 정부의 강도 높은 경기진작책 등이 전제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석천기자 milad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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