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3일 민주노총 파업에는 KBS노조원들이 파업에 가세하면서 전국 60개 노조 31,077명이 참여했다.

연인원 22만명이 참여한 지난 5일간의 파업은 지난 달 31일 139개 노조 7만여명으로 시작해 둘
째날 108개노조 4만3천여명, 다시 셋째날 7만9천여명으로 늘어나 파업규모는 계속 오르락내리락
했다. 노동시간단축 요구를 내건 정치파업과 임단협투쟁이 함께 이루어지면서 그 규모가 사업장
타결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예년에 비해 중앙의 요구와 소속사업장들의 교섭이 서로 힘을 받으면서 긍정적인 영향
을 끼쳤다는 것은 주목할만하다.

보건의료노조가 민주노총의 핵심요구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실제 사업장내에서 21곳에서나 따
냈다는 것은 이러한 대목을 설명해준다.

금속산업연맹은 타결사업장 평균 임금인상률이 기본급기준 10.5%로 집계돼 '임단협 원상회복'
도 어느정도 되고 있다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파업은 데체로 조용하게 진행됐다는데서도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일단
이전처럼 공공부문이나 자동차노조 등 파급력이 큰 노조들의 파업이 준비되지 못한데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합법화 등 사전에 타결되는 사업장이 있으면서 당초 기대했던 10만여명에 못미치는
인원이 참여했기 때문.

또 핵심요구인 주5일 근무와 관련, 여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데다 6월12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의 조기수습 시도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이 파업돌입 하루전날 민
주노총의 핵심요구에 대한 언급을 하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조종사노조에 합법성을 부여한 것
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은데, 어쨌든 민주노총으로서는 이 역시 '성과'일 수밖에 없다.

이와관련 손낙구 민주노총 교선실장은 "이번 파업은 대정부 및 사용자 관계에서 몰리는 파업이
아니라 공세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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