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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단협, 시기는 늦춰지고 대정부 요구는 증가 예상
  • 이성희 본지 편집위원
  • 승인 2003.05.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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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단협 교섭이 늦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이면 노동계가 쟁의조정신청이 집중될 시기인데, 정작 노동위원회는 한산한 편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올해 임단협은 6월말 7월초쯤 가서 본격화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임단협 지체현상과 함께 또 한편에서는 노조측의 산별교섭 요구 등 교섭단위 집단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올해의 임단협 교섭의 특징들은 노사관계에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해 임단협 진행상황을 보면 금속, 병원, 금융 등 상당수의 산별연맹들이 6월말 7월초 정도에 투쟁시기를 집중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임단협 시기가 늦어지게 된 데는 신정부 노동정책 변화에 대한 탐색전, 이라크전과 경기침체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해 임단협 교섭 진행이 늦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노동계의 산별교섭 요구 등 교섭단위 집단화 요구를 둘러싼 줄다리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신정부 들어서서 노동계의 산별교섭요구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임단협 교섭 분위기를 주도해오던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금융노조, 증권노조 등이 산별교섭을 요구하면서 사용자측에게 사용자단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산별교섭을 요구하면서 사용자측에서는 교섭단 구성을 놓고 일부는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일부에서는 눈치보기가 이뤄지면서 전반적으로 교섭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노동계의 교섭단위 덩치키우기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공공연맹, 전교조, 공무원노조, 공공병원노조, 교수노조 등이 공공부문노조 연대회의를 결성하고 대정부 산별교섭 요구를 하고 나서고 있다. 또한 궤도차량 노조들인 서울도시철도, 인천지하철, 대구지하철, 부산지하철노조 등은 안전운행을 위한 인력확충 등을 요구하며 공동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노동계가 산별교섭요구를 중심으로 교섭단위 덩치키우기에 나서면서 올해 임단협의 쟁점과 진행과정도 예년과 다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교섭쟁점 중에 정책적인 요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금속노조 중앙교섭에서 다뤄질 내용 중에는 주5일 근무제, 근골격계,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정책과 관련된 쟁점이 등장하고 있고, 공공부문에서도 공공예산, 정부투자기관 임금결정제도 개선, 공공부문 노동3권 보장 등 정책 제도적인 요구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정책제도와 관련된 요구가 증가하게 되면 단위사업장 문제보다 정책요구를 중심으로 한 공동투쟁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상대적으로 단위노조 파업보다 주말 집회나 시위 등 공동행동의 비중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한편으로 이런 정책적인 요구의 증가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대정부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을 낳고 있다. 공공부문노조연대는 직접적으로 대정부 교섭을 요구하고 있고, 궤도차량노조들의 공동행동 움직임도 결국에는 대정부 교섭을 요구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요구들도 주5일 근무제나 근골격계 문제 등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대정부 정책요구가 늘어날 경우 정부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신정부 들어서서 두산중공업, 철도, 화물연대 노사분쟁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친노동정책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노동계의 기대수준과 정부의 정책집행간의 간극이 더 커질 수도 있고, 그것은 노정간의 긴장관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올해 상반기 임단협의 향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동계의 산별교섭 요구 등을 중심으로 한 교섭단위 덩치키우기와 그에 따른 쟁점의 변화,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성희 본지 편집위원  labortoda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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