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노조 17대 위원장에 현장조직 '미래를 여는 노동자회'(미래노) 박홍귀 의장이 최대 현장조직인 '기아자동차민주노동자회'(기노회) 출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16대 집행부 총사퇴로 현장조직 '현장의 힘'이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집행부 대부분이 '기노회'와 '현장의 힘' 출신이었던 만큼 새 집행부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9일 노조사무실에 만난 박홍귀 위원장은 지난 2일 조합원들에게 유급휴가 지침을 내려 출범도 하기 전 회사로부터 업무방해로 고소된 상태였다. 박 위원장은 먼저 "우리는 '어용'도 원칙 없는 '실리주의'도 아니다"며 "지금까지 노조가 조합원들과 함께 하기보다는 따라오라는 입장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17대 집행부는 정책방향이나 현안에 대한 해답을 조합원 대중 속에서 찾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조합원들은 함께 할 수 있는 깨끗하고 투명한 집행부를 원했다"며 "아직 노조 집행부 업무를 해보지 않은 우리가 그런 요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당선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만명이 넘는 대공장 노조를 운영하는데 경험 부재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박 위원장은 "집행을 하면서 경험도 쌓이고 투쟁 속에서 단련되고 의지도 강해질 것"이라며 "집행부가 안정되면 현장조직도 강화되고 다른 현장조직과도 대화와 협력을 위해 간담회를 가져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또 민주노총, 금속산업연맹 등 상급단체에 대해서도 "투쟁일정 등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지침만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조합원들을 동원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투쟁에 대규모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대해 "하계휴가 이후에는 무조건 실시할 것이다. 하계휴가 이전까지 합의가 안될 경우 하계휴가 이후에는 격주 토요일은 무조건 파업을 해서라도 관철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곧 임금협상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하고 현대차노조와 공조해 현대자동차 자본에 대항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jaehong@lab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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