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는 노동절 기념일로 바빴던 한 주였습니다.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겠는데요.
- 올해 노동절 '스타'는 단연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민주노총 노동절 행사에서 활약이 매우 컸는데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대형트럭으로 꾸며진 방송차가 각 산별 연맹별로 배치돼 있더군요. 또 쩌렁쩌렁 울리는 스피커 등 방송시설도 좋아 행진하는 조합원들의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 이전에는 봉고차 몇 대를 방송차로 쓰는 정도여서 행진하는 중간에 방송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지요. 화물연대가 힘을 많이 썼네요.
- 이번 노동절에 맞춰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6,000명 가량 상경했거든요. 경찰은 이날 행진에서 화물차량이 도로에 나설까봐 잔뜩 긴장을 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화물차량은 도로에 나설 수 없다고 요구했고, 화물연대는 하는 수 없이 경찰을 안심시키느라 대회 중 차량 열쇠를 맡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 이렇게 노동절 행사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참가한 이들이지만, 근로기준법은 물론, 노조법상 노동자로도 인정받고 있지 못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 '전경 없는' 노동절 반응 좋아
- 이번 노동절 대회의 특징은 '자율관리'란 이름 아래 경찰병력을 배치하지 않은 첫 대회란 점입니다. 이전엔 노동절이나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면 무장한 전투경찰들이 집회장 주변이나 행진하는 도로를 가득 매워 괜한 긴장 분위기를 만들었죠.
- 반응이 괜찮았어요. 경찰이 눈에 안 보이니까 서로 충돌할 일도 없고 민주노총 역시 성숙한 시위 문화를 보여줬고요.
- 어찌 보면 그동안 경찰병력 배치로 오히려 불필요한 충돌을 불렀는지도 모르겠네요.
- 이번 노동절 행사의 일환으로 양대노총 모두 마라톤대회를 열었는데요, 조합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만, 한편으론 걱정도 있다고 하더군요.
- 대회를 일반 시민에게까지 개방하니까 상품을 노린 '경품족'이 대거 참여하면서 골치를 앓았다고 합니다. 민주노총 마라톤 대회에선 남자부의 경우 다행히(?) 현대차노조 조합원이 1등을 했지만, 여성부의 경우는 1∼3등 모두 경품족이 휩쓸었다고 하더군요.

- 국내에서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해 국민들을 긴장시켰는데, 얼마전 노동계에도 사스 공포바람이 불었다고 합니다.
- 대만에서는 사스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얼마전 대만노총 관계자들이 화학노련을 방문했습니다.
- 화학노련은 대만노총 관계자들을 데리고 서울시내 관광에 나섰는데요, 사스 공포를 의식한 탓인지 이들이 한마디 할 때마다 갑자기 주위에 있던 한국인 관계자들이 순식간에 흩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합니다.
- 대만의 경우 사스환자는 여행자 출신들이지, 일반인들은 피해가 없었다고 하던데요. 이번에 대만노총 관계자들이 고생이 많았겠군요.

* 노동계에도 번진 사스 공포
- 사스는 또 노동절 기념 남북노동자교류도 유보시키지 않았습니까? 아무튼 사스 공포가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군요.
- 노동절 오전 두 방송사에서 각각 노동절 기념 방송을 내보냈는데 서로 비교가 되더군요.
- 한쪽은 '근로자가요제'를, 다른 한쪽은 외국인노동자의 죽음을 다룬 '느낌표- 라나의 죽음'편을 방송했는데요, 전자는 장관까지 참석하는 생방송 프로그램인데도 별 감흥이 없었던 반면, 후자는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필요성을 재삼 생각게 만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 라나는 인도 출신 노동자인데요, 그동안 아파도 건강보험 가입이 안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방송 MC가 인도로 가족들을 찾으러 가는 도중 라나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게 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오열하며 슬퍼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만약 라나가 합법적인 노동자였다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을 테고 타국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지 않아도 됐겠지요.

- 마지막으로 지난달 30일 1,424명에 대한 특별사면 및 복권이 있었는데요, 감옥에 있던 노동계 관계자들이 특별사면 전 본지로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본지를 통해 감옥에서도 세상 소식을 잘 알고 지냈으며, 출소 이후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다짐들이었습니다.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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