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폭언, 폭행 및 성희롱이 심각하다는 실태조사가 나와 주목된다.

간호사 10명 중 4명이 병원 내 폭언 및 폭행을 당했으며 10가지 성희롱 사례에 대해 10명 중 1명 꼴로 "경험했다"고 답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자 윤영규)는 지난 2월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이모 교수의 '간호사 폭행 및 성희롱'사건을 계기로 산하 36개 병원의 여성조합원 1,55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한달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8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슴, 엉덩이 등 특정 신체부위를 쳐다봐 불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07명(7%)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9.4%가 '신체(외모)에 대해 성적인 비유, 평가를 들었다'고 대답했다. 또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했다(9.9%) △반말이나 비하하는 모욕적인 행위(31.1%) △진료 또는 수술 중에 성적 농담, 성희롱(5.5%) △원치 않는 사적인 만남 강요받음(2.1%) △회식 때 강제로 의사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게 했다(10.7%) 등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성희롱을 한 사람은 누구였나'라는 질문에 37.8%가 의사라고 응답,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인턴 또는 레지던트 19.9%, 환자 또는 환자보호자 17.7% 등으로 나타났다. 또 폭행·폭언 및 성희롱을 당했을 때 응답자의 55%가 '참고 있다가 자리를 피한다'고 답해 상당수 피해자들이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 김근례 여성국장은 "조합원들이 직접 작성한 사례를 보면 입에 담기도 어려운 것들이 많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각 병원 사용자들은 자체 실태조사와 함께 개선책을 마련하고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 의사들이 반드시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며 "노동부도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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