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와의 갈등 끝에 자살한 충남 예산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58) 교장이 이 학교 기간제 교사 진 모씨가 ‘여교사라는 이유로 차 접대를 강요하는 현실’이란 제목으로 인터넷에 유포한 글을 자필로 조목조목 반박한 문건이 8일 발견됐다.

서 교장의 책상 서랍을 정리하던중 이 문건을 발견한 이 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책상서랍에 속 문서 중에 제일 위에 있었다”며 “전교조측과의 갈등 이후로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시면서
힘들어하시던 선생님 모습이 다시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 문건은 갈등의 한 당사자인 진 모교사가 인터넷 등에 올려놓은 글을 서 교장이 프린터로 인쇄, 글 중간 몇 곳에 ‘사실임’, ‘사실과 다름’이라고 써놓았거나,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술한 것이다. 문건은 사건의 실체를 둘러싸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진실 규명을 위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 교장은, 진교사의 글중 장한 3월 7일, 20일 상황중 일부에 대해 ‘사실과 다름’이라고 적고 있다. 다음은 진교사의 글과 그에 대한 서 교장의 메모.

#3월 7일 상황

“체육은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고 날씨가 추워 책읽기로 대체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장선생님께서 교실로 들어옴. 교장선생님: 1교시가 뭔가?
나:도덕인데 체육하고 바꿨습니다.…
교장선생님: 절대 수업시간표 바꾸면 안돼”→ ’사실임’

“교장선생님: 계약서에 보면 기타 업무 이행이 있는데 불이행시 그만둬야 해.… 윗사람이 시켜서 못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전교조야. 진 선생 전교조야?”→ ‘사실과 다름’

“나:어이도 없고 당황스런 상황이라서 가만있다가 몇번을 이런 식으로 다그쳐서 ‘그럼 제가 그만두겠습니다”→‘사실과 다름’

‘(그렇게)하니 좀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수그러들며…결국 합의 본 게 찻잔 정리와 손님 접대 준비(특히 교육감님 접대 무지하게 강조)였습니다”→‘사실과 다름’.

#3월 17일 상황

“교장선생님: (싸늘한 눈빛과 혼내는 어투로) 저기 더러운 것 안 보이나. 청소 지시 감독도 안 하나. 내가 하라고 그랬지, 저기 커튼도 치고”→“미술실 청소 담당이므로 미술실 청소가 되지 않기에 지도한 것임”

#3월 20일 상황

“열흘치 월급 77만원 도로 반납하고 사표 수리됨. 아이들을 생각해서 후임자 구할 때까지 하려 했으나 교장선생님 한마디 만류 없으심”→‘사실과 다름’

“지금도 수업 중에라도 손님이 오면 키폰으로라도 연락해서 내려와 차를 타야한다는 그분들의 말씀이 귓가를 맴돕니다. 교권이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처음 느꼈습니다”→‘사실과 다름, ‘수업 중에 차를 타야한다는 말을 하지 않음’


( 禮山=崔乘炫기자vaidale@chosun.com 崔慶韻기자codel@chosun.com )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