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2. 4분기중 우리 경제는 작년동기 대비 9.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금리 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가 전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경기를 아직 과열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0년 2.4분기 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동기대비 9.6% 증가했지만 올해 1.4분기의 12.8%에 비해서는 신장세가 둔화됐다.

지난해 1.4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5.4%, 2.4분기는 10.8%, 3.4분기는 12.8%, 4.4분기는 13.0%, 올해 1.4분기는 12.8%였다.

한은 최춘신 국민소득 통계팀장은 "2.4분기중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과 기술적 반락 요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같은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이어 "현재 경제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기업신용경색 등에 의한 금융시장 불안 때문"이라며 "이에도 불구하고 지표상으로 이같은 성장세가 나타난 것은 실물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7. 8월중에도 수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하반기 우리경제는 불황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분기 대비 계절변동조정 실질 GDP는 99년 1.4분기 3.1%, 2.4분기 4.1%, 3.4분기 3.3% 등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4.4분기(2.8%)에 증가세가 둔화된 이후 올해1.4분기(1.8%)와 2.4분기(1.1%)에 더 낮아졌다.

최 팀장은 "계절변동조정치를 감안한 GDP 증가율이 전분기에 비해 둔화됐다는 점에서 경기과열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특히 GDP 순환변동치가 지난 98년 3. 4분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2.4분기가 100.8로 전분기와 같게 나타나면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2.4분기중 GDP 증가는 주로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 의해 주도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으며 소비와 건설투자의 GDP 증가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과소비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생산부문에서는 산업용 기계와 컴퓨터. 반도체 등의 내외수요가 뚜렷한 호조를 보여 제조업 생산이 16.8%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10.2% 늘었다.

수요면에서는 설비투자가 41.3% 증가하고 민간소비가 9.0% 늘어난 가운데 상품수출이 컴퓨터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23.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산업용기계와 전기, 전자 등 제조업의 GDP성장 기여율은 57.3%를 기록했고 컴퓨터와 반도체, 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수출의 최종수요 증가에 대한 기여율이 64.1%를 차지했다.

최 팀장은 "정보통신 등 특정 부문이 수출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취약한 수출구조를 가지면서 산업부문간 성장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은 요인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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