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의 여동생 전순옥 박사(49)가 ‘전태일 평전’을 영어로 번역해냈다.

전 박사는 오는 28일 ‘한 줄기 불꽃’(A Single Spark-The Biography of CHun Tae-il)이란 제목의 평전 영역본을 돌베개출판사에서 출간한다.

이 책은 전 박사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의 의뢰를 받아 인권변호사 고 조영래씨의 91년판 ‘전태일 평전’을 원전으로 약 1년간 번역작업에 몰두한 끝에 나오게 된 것. 전 박사는 출간소감에 대해 “영국에 간 직후인 90년초부터 오빠의 책을 영역해 영국 노동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늦게나마 한국의 노동사를 외국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게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의류공장 미싱공 등으로 일하다가 89년 영국으로 건너가 워릭 대학에서 한국 여성노동운동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최근에는 여성노동센터 설립을 위해 뛰고 있다.

전 박사는 전태일 평전 영역본 출간을 계기로 미국 인권·문화단체의 초청을 받아 조만간 미국에 갈 예정이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국내 민주화운동의 해외홍보 첫 사업으로 전태일 평전 영역본 2000부를 발간, 공공기관에 기증하고 일반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다.

송병헌 학술부장은 “한국 민주화과정에 대한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앞으로 인물열전뿐 아니라 역사적 사건 등도 책으로 발간, 홍보하겠다”며 “미주 유럽 동남아 등지의 해외 한국학 연구소 및 주요도서관, 인권·시민단체 등에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2004년 1권, 2005년 3권 등 영역본의 간행부수를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전태일 평전은 96년 박광수 감독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란 제목으로 베를린영화제에 출품, 그해 경쟁부문 본선까지 진출하는등 성공을 거두었다. 또 지난해 일본에서는 ‘어머니’란 제목으로 영화화됐고, 국내극단 한강은 연극형식으로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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