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처리 일정을 하루 앞둔 27일 각종 파병반대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파병반대 움직임과 맞물려 전북대 총학생회가 미국의 이라크전을 간접지지하고 나서는 등 파병지지 여론도 떠오르고 있어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철야농성ㆍ외국인근로자도 가세

민주노총과 전국민중연대, 동두천 미군장갑차 여중생사망사건 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병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28일 파병 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다음달 1만 노동자 상경시위, 전 국민 일손 놓기 운동 등 대대적인 반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38개 시민ㆍ사회단체도 이날 ▦28일 국회 본회의 방청 허용 ▦의원찬반토론 보장 ▦기록표결제 채택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구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축인 ‘경기남부 외국인노동자단체 연대회의’준비위원회도 30일 오후 경기 안산역 광장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다.

● 인권위 지지의견 봇물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전쟁반대 의견을 공식 천명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다.

평소 하루 10건 안팎의 민원성 의견만 올라오던 인권위 홈페이지에는 26,27일 이틀간 400여건이 넘는 글이 게재됐다. 이중 90% 이상이 인권위의 입장을 적극 지지하는 의견들. ‘소시민(ID)’이란 네티즌은 “외부 압력에 굴하지 말고 파병반대의 뜻을 꿋꿋이 지켜나가라”고 당부했다.

● 파병 지지도 만만치 않아

‘맹목적인 반전운동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파병 지지 주장도 늘고 있다.

전북대 총학생회는 26일 학교 인터넷 게시판과 대자보를 통해 ‘이라크 국민의 인권유린을 막기 위해 전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반전을 주장하는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들은 “미국의 주권침해와 전쟁에 따른 시민피해를 인정하지만 쿠르드족 수십만명을 무차별 학살하는 후세인 독재정권이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전티셔츠도 인기 반전분위기를 타고 지난해 여름 전국을 강타했던 붉은악마 티셔츠(Be the reds)에 이어 ‘반전 티셔츠’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롯데닷컴(www.lotte.com)은 지난 주말부터 흰색 바탕에 ‘No war on iraq’라고 쓰인 반전티셔츠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6일만에 동이 났다.

옥션(www.auction.co.kr)도 이번 주부터 ‘대한민국은 전쟁을 반대합니다’, ‘이라크 반전시위에 동참합시다’ 등이 쓰인 반전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도 다음주부터 반전 티셔츠 공동구매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 각종 반전시위가 계속되면서 경찰의 강경대응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국회 앞 시위 도중 방청을 위해 국회 진입을 시도하던 참가자 70여명이 분산 연행됐고, 26일 대학생들의 미 대사관 기습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도 보도진이 부상을 하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단속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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