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이라크 전 파병동의안 처리가 연기됐으나 26일에도 전쟁과 국군파병을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 등이 전국 곳곳에서 계속됐다.
이날 오전 9시5분께 대학생 30여명이 서울 종로구 주한 미대사관 진입을 시도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다 전원 연행됐다. 이들은 이날 대사관 맞은 편 한국통신 앞 지하도 등에서 갑자기 뛰어나와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파병반대’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으며 이 가운데 2명이 대사관 담 위로 올라가 ‘STOP THE WAR. NO BUSH’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환경운동연합 소속 회원 3명이 서울 종로구 관훈동 맥도날드 관훈점 앞에서 전쟁 반대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모습으로 분장하고 검은 차도르를 쓴 채 이삿짐센터의 고가 사다리차를 빌려 매장 앞의 맥도날드를 상징하는 10여㎙ 높이의 대형 ‘M’자 마크 위에 올라가 ‘파병 반대’, ‘전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낮 12시 40분께 이들을 모두 끌어 내렸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참여연대의 전쟁 및 파병반대 1인 시위도 계속됐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는 반전 운동을 펼치기 위해 이날 이라크로 떠나는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신성국(42) 신부가 집전한 가운데 반전 평화 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여중생범대위ㆍ민주노총ㆍ참여연대 등 9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전 파병안 통과 저지를 위한 국회 앞 철야농성을 27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파병안 처리를 연기했던 국회가 다시 처리하려는 것은 범국민적 반전여론을 무시한 처사”라며 “27일 저녁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국회 앞 농성을 계속, 파병을 적극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에 이어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국군 파병 동의안에 찬성하는 국회의원에 대해서 곧바로 지역구 유권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사전 낙선운동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낙선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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