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사태가 파업 74일, 경찰투입 54일만에 해결된 이후 정부와 민주노총 양측이 남은 현안들에 대한 ‘일괄타결(package deal)’을 추진하고있다. 이번 사태는 특급 호텔에 대한 공권력 투입, 1,100여명의 노조원연행, 여직원 327명의 집단 성희롱 소송 등 갖가지 기록을 남기며 올해 노사갈등의 상징처럼 부각돼왔다. 어려운 매듭을 푼 만큼 장기화돼 서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분규를 일시에 해소하자는 것이다.

롯데파업 종식 후 노동부와 민주노총이 성명 등을 통해 “스위스그랜드호텔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이른 바 3대 분규를 즉시 타결시키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패키지 딜’은 우리 노동단체와 정부간 협상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으로서도 분규현장이 산적해 하나씩 접근하다 보면 상호 악영향을 주면서 연말까지도 타결되기 어렵고 장기화된 파업에 따라 자금 등 투쟁역량이 소모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측의 논의에 응하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우선 쟁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동일한 스위스그랜드호텔 분규를 롯데호텔 합의안에 준해서 해결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분규의 경우 대부분의 교섭안에 합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감정대립을 하는 상황이므로 정부측이 주도적으로 나서 대화의 장을 열어준다. 3대 분규 현장이 안정되면 즉시 지방의 파업 사업장에서도 동시다발적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나아가 민주노총을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토록 해 노사정위 틀에서 한국노총과 함께 근로시간 단축문제와 구조조정 문제 등을 풀어 나간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김호진 노동부장관은 “민주노총이 아직 노사정위 복귀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남은 문제들이 일괄 타결되면 결정적인 태도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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