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조직발전특위를 구성해 금융노조 조직발전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내부 개혁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금융노조 실무부장단이 18일 '금융노조의 조직운영에 관한 제언'이라는 글을 통해 집행부의 원활치 못한 의사결정과 조직운영 혼선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도부가 전격 수용한 결과다.
금융노조는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지난 2000년 7·11 총파업과 주택·국민 합병 저지 파업, 그리고 사실상 산별교섭을 통해 2002년 전산업 최초로 주5일제를 실시하는 등 노조운동 진영 내에서 남다른 역할을 해왔다. 게다가 이용득 위원장은 한국노총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한국노총 개혁작업에 앞장서 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외부의 이런 호평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선 금융노조가 어느새 관료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산하 지부와 본조와의 의사소통이 안되고 각 국간 업무조정과 총괄 기획능력이 부족해 조직운영이 혼선을 겪어왔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들이 18일 회의에서 실무부장들에 의해 공론화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용득 위원장이 "조직운영에 대해 매서운 질타로 이어지는 것 자체가 금융노조가 보다 성숙돼 가는 기폭제"라고 긍정 평가하면서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조직운영 소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허심한 입장을 밝힌 것은 그래서 더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개혁을 위한 마당은 이미 펼쳐진 것이며 이 마당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는 무엇보다도 지도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이제는 외부에 비쳐질 금융노조의 모습이 아니라 진지하게 내부의 문제를 돌아볼 때"라는 금융노조 한 실무 간부의 고민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춘호 기자(ych01@labornews.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